CUBA 2012

멀고 먼 아바나엘 갔더니...

eunbee~ 2012. 1. 24. 22:03

 

 

쿠바 지도가 참으로 조악스럽다구요?

첫사진부터 어째 꼬깃꼬깃 허접^^합니다. 그러나 쿠바 현지에서 귀하게 담아온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입니다요.ㅋ

쿠바가 저렇게 행정구역이 나뉘어져 있다는 걸 익히려고 골라서 올린 것이랍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단에서 겨우 145km 떨어져있고요.

동서길이가 약 1,250km로 길죽하게 잘 생긴 악어를 닮았어요.

전체 면적은 109,886㎢, 인구 약 11,235,000 명(2009)

 

꼬리부분 아래있는 분홍색 섬이 소설 '보물섬'의 무대라고 했어요.

 대학에서 5년동안 불문학을 전공하고 교사자격증 소지자인 쿠바현지 재원이 설명한 내용이니 믿으시어요.ㅎ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악명높은 행운의 13일의 금요일!!

새벽부터 일어나서 108계단(울 큰따님집 계단이 108개여요.ㅠ)을 내려와

출근길의 콩나물시루 메트로를 타고 파리남쪽의 오를리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는데....

 

쿠바나CUBANA 항공소속 러시아산 비행기는 낡고 불편하고, 당연히 주는줄로만 알았던 담요 한 장도 안주고..ㅠㅠ

어찌어찌 비비적거리며 11시간의 비행시간을 잘 참아내었더니

조렇게 요염스럽고 외설스런 쿠바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요. 눼~

저 요상스런 쿠바지도를 아바나 아르마스 광장에서 찍으며 李箱님 생각을 했다우.ㅋㅋ

하늘에 계실 그분이 반가워할 것 같아서 기쁘게 찍어서 용감하게 싣습니다.^&^

 

 

쿠바의 교통수단은 매우 열악합니다. 기차가 있다고 하는데 보질못했고 긴 레일위에 버스만한 크기의 (외형은 버스와 똑같은)

'버스기차'를 한 번 봤을 뿐이에요. 달랑 한 칸의 '버스기차'는 푸른빛의 버스모양을 하고 긴 레일위에 서 있던데 참으로 신기했어요.

그것은 내국인만 탑니다. 버스도 택시도 내국인용 외국인용이 따로 있으니

우리가 탄 것은 비교적 깔끔한 외국인용 차였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트란스투르 버스는 차종이 다양하며 국영이고, 중국에서 최근에 수입된 차량입니다.

이것 외에도 굴절버스(시내버스)도 있는데 그것 역시 중국산이지요.

 

 

고속도로라고 설명은 하지만 정식도로명은 국도더군요.

그리고 그 기능도 국도였습니다. 사람, 마차, 자전거, 스쿠터, 그리고 삼륜자전거택시...모든 것들이 이 도로를

함께 이용하고 있으니까요. 지방도로에서 국도로 진입하는 인터체인지 시설은 훌륭합니다.

주변 미관도 아름답게 가꾸어두었고요. 차도는 편도 3차선 또는 4차선입니다.

 

사진은 그들이 말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보이는 동네 어귀랍니다.

 

 

교통사정이 매우 불편한 이들을 위해 국가에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승강장을 만들어 두고

지나가는 국영차들을(통행하고 있는 모든 용도의 국영차) 매우 싼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해두었습니다.

 

차를 타려는 사람이 승강장에서 지나가는 국영차를 이용하면 매우 적은 요금을 받고 그 국영차는

의무적으로 승차희망을 하는 사람을 태워야합니다. 그런데 그 승강장이 띄엄띄엄있으니

도로변에서 오토스톱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그 사람들은 손에 지폐를 들고 흔들며

예를 들면 "따따블이요~"라는 사인을 보내며 승차의사를 밝히는 것이지요.

처음엔 뭔 종이를 저렇게 흔들고 서 있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되나 했더니, 바로 그 사람들이 오토스톱을 하는 것이였어요.

내가 탄 차가 휙휙 지나가 버리니 손흔드는 사람은 봤으나 타는 모습은 확인할 수가 없었다우.ㅋ

모두들 잘 태워주고...그래서 잘 타고 갔겠지요.ㅎ

 

 

쿠바의 중부지방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 보이는 것은 종려나무와 사탕수수와

우거진 숲들...그리고 하늘을 여유롭게 비행하는 검은독수리들 뿐입니다.

 

 

고속도로 분리대는 이렇게 꽃을 심어서 부겐벨리아를 비롯한 붉은색 꽃들이 줄을 이어 피어있습니다.

 

 

이름모를 노란꽃들은 수십킬로미터를 달리도록 끝간 데 없이 멀리멀리 평원을 뒤덮고 있고

 

 

지방의 아름다운 도시의 도로에는 코코넛나무 가로수에 주렁주렁 매달린 코코넛이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듯 바람에 일렁이고 있습니다.

 

 

신호등은 숫자로 표시됩니다. 붉은 숫자이니 우리가 탄 택시가 정차중입니다.

 

 

이제 막 푸른숫자로 바뀌었어요. 우리가 탄 택시가 진행을 해야죠?

숫자가 0 이되면 노란불이 3-5를 카운트하다가 붉은 숫자로 바뀝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주된 신호인 둥근 사인도 곁들여 있어요. 우리네의 건널목에서 보던 숫자를 쿠바에서는 차량을 위해

카운트를 하더군요. 사람들이 건너는 곳에는 숫자가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택시 한 번 멋드러집니다그려~ㅎ

외국인을 위한 택시예요. 푸른 번호판을 단 택시는 여행자가 타면 돼요.

 

 

마차를 많이 이용하구요.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도 많아요.

 

 

물론 자전거는 간편한 교통수단이지요. 자전거도 한 재산이라서 도둑을 자주 맞는답니다.

 

 

고속도로를 한참을 달려 한가한 농촌 마을에 당도하니 그곳에도 이런 자가용을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쿠바에서는 승용차를 자유구입할 수가 없어요.

정부에게 구매의사를 밝히고 정해진 서류를 제출한 후 정부에서 검토한 결과 구매승인을 얻어야 한답니다.

소득증명에 의한 세금납부 능력 등등 요건을 갖추어야 자가용을 부릴 수 있다네요.ㅠ

 

주택구입에 대해서는 들은바가 없으나, 그것 역시 그러할테지요?

 

 

세바퀴가 달린 택시예요. 다른나라에서는 툭툭이, 릭샤, 시클로 등으로 불리던데

이곳에선 BICI라고 쓰여있던데 정식명칭인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자전거 페달처럼 열심히 밟아서 속도를 낸답니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라는 영화에서 라이 쿠더가 타고 신나게 아바나 거리를 달리던

그 스쿠터예요. 물론 영화속의 것이 훨씬 반짝거리지만요.ㅋ

이곳엔 스쿠터도 많아요. 스쿠터를 몰고 가는 사람들 표정은 희희낙낙 자랑끼가 넘쳐 흘러요.하하

 

 

보이시나요? 승합차의 뒷문을 열쇠로 잠궈둔 것이? ㅋㅋㅋ

자세히 들여다 봤는데 분명히 두 고리를 잠을쇠로 연결해서 꼭꼭 잠구어둔 것이에요.

어떤 원리의 자동차 문이기에 잠을쇠 장치가 가능할까요?

 

우리나라에서라면 이미 삼만 년 전에 폐차장으로 갔음직한 차건만...

그들에겐 누가 가져가거나 열고 타고 갈까봐...저렇게...

그래도 이 차를 가진 사람은 행복할 거예요. 물론 그들의 행복은 물질을 너머 선 그 무엇엔가에 있는 듯했지만요.

 

 

내국인을 위한 택시

 

 

쿠바인들은 고물자동차 고치는 솜씨가 빼어나다고 하네요.

워낙 낡고 오래된 차를 사용하다보니 고장은 잦고 부품은 물론 수리비도 아까울테니 스스로 기술을 익혀

수리를하며 이웃이나 친구의 협조도 잘 이루어진다고 해요.

자동차 사고를 당하면 구급차 오기를 기다리다가 죽기 십상이니 그냥 이웃끼리 도와서 처리하고

관광객이나 외국인들이 사고를 당하면 신속히 달려온답니다. 잘 참고 사는 쿠바인들이 가여웠어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또는 어느 골목이나 집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고장난 차를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에요.

 

 

 

집에서 나와서(바로 뒤에 보이는 집 문에서 나왔어욤) 어린 아들과 함께 승용차로 나들이를 준비하는 엄마

 

 

반짝반짝 빛나는 여행자용 택시와 삼륜차 택시

아바나엔 이런저런 종류의 택시가 온 도로를 덮고 있답니다.

교사도 의사도 벌이가 시원찮아, 벌이좋은 관광가이드나 택시운전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바꾼다네요.

 

 

아바나 까삐톨리오 앞 거리엔 멋진 차를 가진 택시운전사가 여행자를 부르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은 이처럼 고풍스럽고 멋진 클래식카를 탈 수 있지만

소중스런 어린 학생들은 소나 돼지를 싣고 가는 차량과 똑같은 상태의 차를 타고 등교를 합니다.

쿠바의 교통사정은 매우 심각할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뒤에 보이는 귀엽게 생긴 노란 탈 것도 택시랍니다.ㅋ

택시가 정말 다양하지요? 그 많은 택시들이 사람을 태우고 가는 경우는 드믈게 보이더군요.

 

아바나의 큰 도로는 매연으로 코를 막아야 할 지경입니다. 고물차량들이 내뿜는 매연은 숨을 막히게 합니다.

특히 아바나의 가장 넓은 길 까삐톨리오 앞 대로는 굴뚝곁에 서 있는 것 같아, 그 도로에서는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매연이 덜한 골목길로 피신하느라...ㅠㅠ

 

 

큰따님과 나는 여행 둘쨋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연주를 보고

한밤중에 고물자동차를 타고 호텔로 들어가야할 일이 있었는데, 시동도 제대로 걸리지 않는 고물차는(정식택시가 아니었음,소위 나라시^^)

바다옆 말레콘 앞길을 지나다가 파도가 흩뿌리는 물세례를 받아 와이퍼 작동을 시도했다가

30도 쯤 와이퍼가 올라와서 멈추었지뭐예요. 깡통깨지는 소리를 내며 달리던 그 차의

와이퍼가 턱!!멈추는 것을 보고,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애를 먹었습니다.

시동 걸 때부터 웃음이 나왔거든요.

운전수는 운전석 문을 열기위해 내옆 문을 열고 손을 넣어 자기문고리를 잡아 빼 올리더라구요.

나는 그때부터 이미 웃음보가 부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 속 푸른차는 우리가 저녁을 먹으러 가기위해 탄 개인차인데, 시트는 덜렁거리고

양철쪼가리가 딸랑거리는 깨지는 소리를 내는 차를 여섯명이 앉아서

앞차를 앞지르기도 하며 차천정을 두드리며(양철판 두들기는 소리가 나지요) 신나게 소리지르며 달렸답니다.

금방이라도 길옆으로 나뒹굴 것 같은 삐그덕 찌그덕거리는 차를 운전하는 청년도 우리도 모두

차를 두드리며 신났습니다. 차야 고물이거나 말거나 뒤뚱거리거나 말거나

그들이 한껏 신바람을 부추기고 여행자들은 그들의 겨운 흥에 함께 취해서 마냥 즐거운 환호성입니다.

저녁 먹으러 가다가 비명횡사 할 수 있겠다 싶게 흔들리고 뒤뚱거리고

비틀거리며 앞지르기와 따돌리기를 하며 석 대에 나누어 탄 여행자들을 태운 고물차들의 해저문 들길의 질주는

환호성과 차를 두들기는 깡통소리가 내뿜는 매연에 섞여 어둠 속을 휘돌다가

마침내!!

안전하게 개인 메종에 차려진 식탁 앞까지 가 닿았습니다. 휴~~~

.

.

 

멀고 먼 아바나엘 갔더니

박물관에서 방금 나왔음직한 클래식카며

폐차장 굴뚝에서 방금 빠져나왔음직한 새까만 차들이

나를 경이롭게 또는 조금은 안타까운 서글픔에 젖게 했답니다.

 

그러나

좋은 것을 소유한자가 행복한 것은 아니더랍니다,

편리함 속에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것은 아니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