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그리운 곳

eunbee~ 2011. 9. 26. 07:40

 

 

쏘공원이 그리워서 사진을 본다.

1년 전 오늘 (9월 25일). 쏘공원엔 비가 오락가락했고, 숲을 거닐며 온몸으로 느끼던 나뭇잎 위에 비듣는 소리가

너무도 낭만스러웠지. 그리운 곳!!

 

 

샤토 뒤 정원엔 못생긴 모과도 익어가고,

 

 

이름모를 열매들도 어여쁘게 오롱조롱...

정원사가 이름을 가르쳐 주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올 가을에도 이렇게 예쁘게 익었을까?

 

 

큰사위가 한국에 와서 처음 먹어 봤다는 카키(감)가

푸른 하늘 속에서 햇볕 모으며 노랗게 익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날 나는 호두나무 아래서 호두를 주웠었지.

멀리 라인강변의 친구는 이가을날 호두줍기 밤줍기에 바쁘단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내 나무도 잘 있는지... 나뭇잎을 얼마나 떨구었을까. 나를 기억하고 기다리고 있기나 할까...?

그림친구 하자던 노신사는 올 가을에도 내 나무 곁 그곳에 와서 이젤을 세워두고 있을까?

 

 

지난 해 만났던 청솔모는 애기들을 몇이나 두었는지...

올 가을에도 부지런히 먹이를 모으고 있는지...

모두모두 그립고 궁금하다.

 

 

운하에서 고기를 낚던 사람들은 안녕들 하신지.

내게 사진 찍으라고 포즈 잡아 주던 할아버지는 지금도 낚시를 즐기고 계시는지...

그 할아버지 사진도 찾아 봐야 겠다. 수줍어하면서도 행복하게 웃어 주시던 할아버지.

 

 

낙엽지는 운하옆을 거닐고 싶어진다.

마롱은 탱글탱글 익어, 툭툭 떨어지고 있겠지.

 

 

늘 혼자 노니는 백조는 아직도 혼자일까?

 

 

비맞고 거닐던 쏘공원이 그리워지는 요즘.

그러나... 내 곁에 있는 한국의 가을을 깊게 느끼고 떠나야지.

 

 

언제라도 그 누구라도 잘 웃어주고 인사 건내주는 그네들이 그립다.

그들의 미소와 '봉주흐~ 마담!!'하는 정다운 인사가 그립고, 상냥한 그들의 친절이 아쉽다.

 

 

벤치에서.. 공원잔디 위에서..그 어디에서라도 사랑 넘치는 비쥬를 나누는

연인들의 어여쁜 모습을 만나고 싶어진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그들의 사랑의 몸짓들을 느끼고 싶다.

 

 

그리운 곳.

가을이 깊어가면, 운하옆 포플러가 노오랗게 물들테지.

그러기 전에 갈 수 있을까?

보고 싶고 걷고 싶은 내땅은 언제 다 보고 걸을 수 있으려나.

마음이 조급해 진다.ㅠㅠ  가을이 무심하게 달아나 버릴 것 같아서.

.

.

 

가만히 눈 감고

쏘공원

해질녘 까마귀들이 

마로니에 숲으로 날아들며 우짖는 소리를

귓전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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