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pezia '11

제노바Genova -그를 만나러 떠난 날.

eunbee~ 2011. 4. 25. 02:01

 

 

이태리 북서부에 위치한 제노바Genova(영-Genoa)를 가기위해 드골공항 터미널 G를 찾았다.

드골공항에서 접방살이하는 분위기인 이곳 터미널은 본관에서 한참이나 뚝 떨어진 외진곳에 있었다.

로마로 가는 비행기도 오를리에서 뜨던데 웬일로 제노바 가는 비행기가 드골공항에서 뜬다 했더니 ^^

역시 이런 불편이 기다리고 있었군. 흠~

이른아침에 집을 나섰으니, 우리의 브런치는 공항 바에서 해결해야만 했지.ㅋㅋ

사진 속의 참하고 착하게 생긴 저신사~ 옆모습이 내큰사위 꼭 닮았네.*^____^*

 

 

10시 몇분에 이륙한다던 비행기는 30여분 연발. 아무려면 어때. 바쁠 것 없는 여행인걸.^^

드뎌~ 이룩했나 보다. 소형비행기라서 가볍게 뜨나? 하핫

 

'에어프랑스 매거진'에 코박고 열공하고 있는데, 큰딸이 어깨를 가볍게 치며 "엄마~창밖을 보세용~"한다.

오모낫!! 이런 장관이~ 알프스닷!!! 우와~ 하얀눈을 이고 서 있는 장엄한 알프스의 산맥들이....

 이내맘은 두근두근~ㅋㅋ. 

우리는 알프스산맥을 뱅기로 넘고 있다. 우와~ 한참을 내려다 보며 알프스소녀의 산자락을 상상하다가,

나는 다시 잡지의 기사에 열중~열중~.

 

우리의 마에스트로 정마에!!! 정명훈 씨가 라디오프랑스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내용이 실렸거든.ㅎㅎ

이내맘은 뿌듯뿌듯~ 하하핫.

 

 

Genova.

이탈리아 북서부 지중해에 면한 항구도시. 리구리아 지방과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중심도시.

BC 3세기 로마인이 세운 도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1-1506)의 고향이며, 파가니니의 고향.

 

우리는 제노바에서 이틀을 돌고, 라 스페치아La Spezia로 가서, 지도에서 보이는 Sestri Levante와 La Spezia 사이에 위치한

해변 산간의 중세마을 Cinque Terre(다섯 마을)를 여행하게 된다.

 

 

80-90 여분의 비행을 위해, 두시간 이상을 허비해야 하는 '비행기 탑승까지의 여정'은 참으로 비경제적인 일이다.

비행기 타기 싫어서 여행이 싫다는 사람도 있다. 이제 스을슬 나도 그 대열에 끼고 싶어진다.ㅋㅋ

100석도 안되는 작은 비행기에서 음료수 한 잔과 스낵 한봉지를 얻어(?^^)먹고 내리니 제노바 공항이다.

공항 정식 이름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공항이랜다. 이름은 길고, 건물은 짧다(작다).ㅠㅠ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로 가는데, 택시기사 할아버지 짱!! 친절. 이태리 여행이 빈번한 우리가족들이 드물게 만난

착한 할아버지다. 아저씨기사는 피하고 할아버지기사를 골라 잡아야 할 일인가 보다. ㅎㅎ

 

호텔에 짐을 부려놓고, 거리로 나간다. Via Balbi발비거리에 있는 우리호텔은 유명거리에 있으니

옆집이 Museo di Palazzo Reale(레알레 왕궁 뮤지엄)라네. 앗싸~ 그런고로 우선 그 왕궁뮤지엄에서 제노바께 알현을....하핫.

 

 

호홍~ 오늘은 뭔데이인지, 입장도 공짜. 지갑 열고 "얼마요?" 하던 내가 머쓱해졌다는...ㅋㅋ

내일까지 공짜라네.^^  항상 억수로 재수좋은 나!! 그런데 파리의 로얄빨레나 그랑빨레에서 사진을 찍어대던 버릇이던 내가

사진을 찍었더니, 오마낫~ 저 수염난 남자가 가까이 오더니 사진은 안된다네. 호홍~ 그대!! 이미 찍혔어~

그 이후 단 한컷도 찍지 않았다는... 정직하게.  ㅋㅋ

 

우리은비 고개 빠진다.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전을 본따서 실내장식을 했다는 이궁은 정말정말 아름다웠다.

특히 거울의 방은 베르사유궁보다 더 아름답고 장엄하다고 나랑 은비랑 감상소감일치! ㅎㅎ

 

 

발코니로 나오니 하늘은 맑고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청량했다.

 

 

 

이태리어로 안내하는 안내인을 따라 다니며, 우리는 프랑스어 안내차트?를 찾아 읽느라

항상 뒤꽁지에서 열공했다. 가장 유명한 방은 '거울의 갤러리', 그리고 Van Dyck(제노바에서 공부했던 플랑드르 화가),

Guercino, Strozzi... 화가들의 그림이 있는 미술방들과

밖에 나가면 멀리 제노바만의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발코니가 기억에 남는 것들이다.

물론 Balbi家의 궁이었으며 나중엔 왕도 살았다니 왕의 침실, 목욕실, 접견실 기타 등등도 있는 것은 물론이며,

이거리Via Balbi 이름의 기원이기도 하다.

 

 

안내인의 설명을 들으며 미술관을 다 돌아볼 동안 아기들을 대동한 부모들의 수고는 참으로 기특했다.

우는 아기 달래기, 우유 먹이기, 안고, 끌고.... 이들은 이러면서도 문화에 빠져든다.

 

 

 

 

위에서 내려다본, 작은 광장의 아름다운 모자이크.

 

 

다음날, 다시 가서 감상한 모자이크가 새겨진 왕궁의 작은 광장.

 

 

엄마와 아들은 연인처럼 다정하고....

은비는 이모랑 종려나무 아래서 소곤소곤 이야기 나누고 있다.

 

 

뮤지엄 밖 발코니에서 조망한 항구는 오합지졸~ㅋㅋ

멀리 등대박물관이 보이고, 그 앞으로 커다란 호화유람선이 정박중, 다시 그 앞에는 바다로 향한 시야를 가로막는 멋없는 건물,

그리고, 내가 가장 기가막혀 하던 고가도로!! 에구구구~ 바보같으니라구. 그곳에 고가도로를 설치하면 어쩌겠다는 거얌?

그 옛날 아름답던 시절엔 저런 것들이 없었을테니,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면 푸른 지중해가 눈에 화악~들어 왔겠지. 오호 통재라!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제노바의 시민들이여~, 항구 앞 고가도로와 건물을 철거하라. 철거하라! ㅎㅎㅎ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뮤지엄 건물 일부.

 

 

건너편 발코니에서 나에게 손짓하는 할머니가 반가워서....한 컷 날리고, 나도 손흔들어 드렸다.

나는 언제나 사람이 반갑고 마음속에 새겨진다.

 

 

뮤지엄 계단을 내려오며... 조금은 쓸쓸한 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이렇게 확인한다.ㅠㅠ

큰사위도 함께 못오고, 작은사위도 함께 못오고, 그래서 우린 말은 안해도 허전함이 깃들어있다는 걸 서로 안다.

은비의 여행짝꿍 큰사위가 함께 오지 못했으니 은비는 많이 많이 서운하련만, 내색하지 않네. 속 깊은 녀석.

 

 

Palazzo Reale에서 우리의 제노바 도착을 고했으니 이제 늦은 점심을 먹어야지? ㅋㅋ

 

 

우리호텔 바로 옆 레스토랑에서 각자 입맛대로 주문했더니,

전식은 통일메뉴로 나온다. 참으로 빈약하고, 참으로 맛이 없다.ㅠㅠ

그래도 시장했던 은비는 뚝딱!! 내것까지 가져가서 뚝딱!! ^*^

 

 

은비는 무얼먹었는지, 사진에도 없고 기억에도 없다. 하하

큰애는 무얼 먹었는지는 알겠으나 음식 이름은 모르겠다. 다만,내 스파게티는 볼품은 이래도 맛은 일품 중 일품이었더라는...

얼마나 맛있는지 한참을 먹다가 그제서야 생각나서 셧터 눌렀더니 은비접시는 빈접시, 내접시는 이모양~ㅋㅋ

콤콤한 갯내음이 배인 이 파스타는 내입맛에 최고였다. 오징어의 뒷맛과 향이 나는 듯한 그 콤콤한 냄새와 고소함이 어우려져

파스타에서도 이런 맛이 날 수 있구나 하면서 얼마나 맛나게 먹었던지....햐~

그러나 저 빵, 얼마나 거칠고 맛이 없는지, 우린 퉤퉤거릴 정도로 맛없다며 먹을 생각을 접어야만 했다.ㅠㅠ

 

 

먹었으니 시내를 어슬렁 어슬렁 산책.

Via Balbi, 이거리는 UNESCO World Heritage에 등재된 거리.

 

 

곳곳에는 이렇게 친절한 이정표가 마련되어 있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고..

두칼레궁전, 콜럼부스 생가, 페라리 광장, 떼아뜨르.... 이길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단다.

 

 

 

좁은 도로에 커다란 시티투어버스. 오픈탑 버스도 있고....컬러플한 버스들이 자주 오간다.

자동차 외관의 색깔과 더듬이 같은 저 우람한 백밀러가 압권이었다. ㅎㅎ

 

 

이길 저길 이골목 저골목..어슬렁거리다 보니 해가 뉘엇뉘엇.

앞서 가던 은비가 "할머니 뒤돌아 봐. 달이 예뻐~" 은비가 하늘을 무척 좋아한다는 걸 이제 알겠다.

 

내일이 보름인가? 모레가 보름인가?  제노바의 달이...참.. 예쁘다.

은비의 달을 보라는 말소리에 담긴 예쁜 마음도 참 사랑스럽다.

 

저녁 여덟시가 돼야 레스토랑에서 저녁 한 술 먹을 수 있는 이곳.

맛도 별로고 멋진 레스토랑 찾기도 힘든 이곳에서 우린 저녁을 무얼 먹긴 했는데...ㅋㅋ

맞다 맞다, 나는 야채뷔페를 먹었지. 지중해 부근 땅에서 농사지은 각종채소들로 요리한 그럴듯한 맛의 채소요리.

 은비랑 이모는 쇠고기로 만든 그 무엇인가를 먹고...

여행 동안 우리는 먹는 일이 참으로 난감한 두통꺼리였다. 레스토랑 잘 찾아내는 큰사위가 없으니...ㅠㅠ

 

 

더블과 싱글침대가 마련된 우리의 방. 은비는 우리발밑에서 발꼬랑내 맡으며 자게 생겼네. ㅎㅎㅎ

물론 침대사이에 공간은 있지만서두...ㅋㅋ

침대 배치를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가 보다. 에궁~

내일의 여정을 위해, 코~ 자자. 은비야~ 전등 좀 꺼줘~ (은비는 늘 전등을 끄는 일을 맡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