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 Blanc '10

Port Blanc 가는 길은 어디인가요?

eunbee~ 2010. 8. 22. 13:23

Bretagne지방은 프랑스의 북서쪽,

프랑스와 영국사이의 바다를  어깨에 걸치고 있는 지방입니다.

우리 가족이 여행한 Port Blanc 은 Bretagne의 해안지방으로 Tregor-Cote d'Ajoncs에 속합니다.

 

 

우리가 가던 토요일에는 영국 번호판을 단 승용차와 캠핑카가 많아 Nantes 가까운 지방도로는 매우 막혔어요. 

바캉스를 마치고 해협을 건너 집으로 가는 GB의 이니셜을 새긴 차번호판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물론 NL, I, B, D 등등 서유럽의 국가들 차량도 많았습니다.

수많은 차량들 중에는 돌아가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우리들처럼 이제부터 바캉스가 시작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Bretagne의 북서쪽 끝으로 가까이 갈 수록 길에 늘어선 차량은 더욱 빼곡해집니다.

 

 

파리를 떠나 넓고 넓은 평원을 달리는 우리는 마치 원의 중심을 달리고 있는 듯했습니다.

노란 밀밭은 추수를 거두어 밀짚을 둥글게 말아 세워둔 모습이 밀레의 그림을 만난 것처럼 평화로웠고,

푸릇푸릇 울창하게 줄지어선 옥수수들과 끝이 보이지않는 채소밭, 소와 양이 노니는 평원은

프랑스의 풍요로운 농촌을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앞을 봐도, 옆을 봐도, 뒤를 봐도, 사방을 둘러 봐도 넓고 넓은 평야입니다.

우리는 계속 원의 중심을 달리고 있습니다.

산이 많은 내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고, 넓은 땅을 갖고 싶은 민족인 나에겐 이런 풍경의 땅은 '소원'입니다.

 

 

서너 시간을 달리니 비가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여섯 시간 여의 여행길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는데 말이죠.

비오는 평원은 더욱 아스라해 보이며 아름다웠지요.

교대로 운전하는 작은따님과 큰사위님의 수고로움은 안중에도 없습니다요.ㅎㅎ

큰따님은 인간네비게이션이 되어, 지도를 보고 길을 잘도 찾아, 정확한 발음 유창한 멘트로,

네비에서 듣는 여인네 목소리보다 훨씬 듣기 좋고 효과 만점인 네비였습니다. 흉내내기의 명수이니까요.

 

 

인간네비의 안내를 듣는 동안 내가 익힌 말이 몇가지 있답니다.

직진, 좌회전, 그리고 듣기 쉬운 지명과, 고속도로 지방도로 국도라는 프랑스어. 신통하죠? 헤헤헤

공부하기 싫은 할머니, 짬짬이 공부하기 작전입니다요~ㅋㅋ

 

비는 점점 더 쏟아지네요.

비를 좋아하는 빗속의 여인은 점점 더 신이 오르지요. 혼자 몰래 신이났습니다. ㅋㅋ

너무 티내면 운전자에게 실례니까요.^&^

 

 

이래저래~~ 아무튼...

막히는 길, 확 뚫린 길, 해가 눈부시는 길, 소낙비 퍼부어대는 길....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로 모두 지나서, 일방통행의 좁은 길로 접어 들어 작고 작은 로터리를

몇차례 뱅글뱅글 돌아서(로터리에 있는 이정표를 모조리 읽어 내려 목적지를 정확하게 찾을 때까지

운전자는 뱅글뱅글 돌아요. 그동안 가야하는 지명을 부지런히 눈알을 굴리며 찾아 내지요.ㅋㅋ

프랑스의 작은 로터리는 정말 머리좋은 사람이 만들어 낸 편리한 교통시설이에요. ㅎㅎ 

원을 돌며 적게는 서너 방향, 많게는 너댓 방향의 주루룩 써 있는 그 많은 이정표를 읽고 찾을 때까지

돌며 여유와 정확성을 갖게 되니까요. 죠크와 유머가 만발하는 큰사위는 작은 로터리가 나오면

아는 길도 모르는 척, 몇 바퀴씩 자꾸만 돌아서 우리를 웃게 만든답니다.

이때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나예요. ㅉㅉ~  청룡열차 타는 것보다 더 재미나요.ㅋㅋ.  언제 철이 들 건지....ㅉㅉ)

그런데 무슨 말을 하려다가 삼천포로 빠진 거죠? 아~ 맞다. 뱅글뱅글 돌아서 우와~~드디어 Penvenan에 왔어요.

뽀블렁은 펜베넝에 속한 행정구역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찾아 가야 할, 바로 그곳!! Port Blanc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거짓말 같은 사실도 있지요?

퍼붓던 소나기가 시들시들 힘을 잃더니, 펜베넝의 이정표 앞에서부터 해가 반짝!!

우리의 포블렁은 찬란한 해가 푸른 바다의 빛깔과 그 위에 떠있는 하얀 배들에 반사되어

눈이 멀 것 같이 눈부시게 바스러지는 햇살속에 빛나고 있었습니다. 장님이 개안을 하면 이럴까요?

너무 눈부셔~~~ 눈이 아파~~

잠시 동공의 조리개를 조절하고 바다쪽을 보니, 이건 또 무슨 광경?

암석해변이 펼쳐진 그곳은 마치 외계의 어느 세상에 와 있는 듯, 여늬 바다와는 다른 낯선 풍경으로

우리 모두를 황당하고 놀라움에 빠트렸습니다. 간만의 차가 심한 곳에 물이 빠지고 붉은 바위들 검은 바위들이

서 있는 해변은 화성같다라는 느낌을 주었지요.

 

잠시 어리둥절한 풍경에 놀라던 우리는

차를 세우고 우리가 예약해 놓은 집의 위치를 물었습니다.

빛나는 8월의 태양이 아낌없는 빛을 쏘아대는  오후 여섯시, Port Blanc , rue des iles 7번지를

드디어...!!!  찾았습니다.

 

하얀벽에 배그림이 새겨진 푸른 타일엔 7 이라는 글씨가 얌전하게 앉아

우릴 보고 방긋 웃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섬길rue des iles  7번지 입니다." ^&^

 

 

***사진은 도착한 다음날인 8월 15일 아침에 찍은  Port Blanc 의 바닷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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