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 Blanc '10

성모승천기념일인데....

eunbee~ 2010. 8. 23. 19:12

작은딸이랑 작은 성당으로 갔습니다.

성모승천기념일이라서 행사가 있는 모양입니다.

조용하던 거리가 사람들로 복작댑니다.

흰옷 입은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이기념일에는 흰옷을 입는가 봐요.

우리는 그냥 검거나 말거나 입은대로 갔죠 뭐. 그런 줄 몰랐거든요.

우리같은 사람들이 더 많았어요.ㅎㅎ

어쩌면 흰옷을 떨쳐입은 사람들은 오늘 세례를 받는 축복된 이들 일지도 몰라요.

 

 

성당으로 가기 전에 호텔앞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마셨지요.

내작은따님은 무슨 상념에 잠긴 걸까요.

 

 

이길로 갈까 저길로 갈까 망설이다가 호텔옆으로 돌아가는 길을

골랐습니다. 가다가 뒤돌아보니 먼 바다에 하얀배들이....

 

 

성당가는 지름길로  접어드는 곳에는 이정표가 서 있고,

어느 작은마을 극장에서 연극을 공연한다는 포스터는 이정표에 무임승차하고  있네요.ㅎㅎ

 

 

호텔옆 작은 골목길을 돌아 오면서 이집 저집 기웃거리며 꽃구경도 하고....

이제 예배당이 있는 오르막 골목길에 다달았습니다.

어딜 가나 수북하니 피어있는 수국이 수북수북...합니다. 하하

옆쪽으로는 작은 꽃이 한들한들 피어있던데, 생략되어서 그 꽃들에게 미안하군요.

 

 

이집 담 넘어로 들려오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운지...

성당에 갔던 사람들이 단체로 이집에 모여서 수다방 열고 있나 봐요.

 

 

성당으로 가는 언덕길.

온통 수국천지예요. 온 동네가 몽땅~

 

 

어머? 저사람들은 꽃다발을 들고 왜 내려온대?

성당에서는 벌써 행사가 끝났나?

 

 

아이들 손에도 어른들 손에도

남자애의 손에도.....수국이 만발했습니다.

수국만큼이나 즐거운 웃음을 함박꽃, 아니 수국꽃처럼 피워올린 이들은 매우 행복해 보였지요.

 

 

이꽃들을 어쩔셈인가요?

여자어린이들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이런저런 구경을 하며 어슬렁댄 것이 몹시 후회되는 순간!!

앗! 행사는 땡!! 종쳤다. 에궁~

 

 

성당가득 꽃으로 장식하고 거행됐을 아름다운 성모승천기념일 행사를 놓쳐버렸어요.ㅠㅠ

 

예수님~ 죄송해요. 흑흑~

거룩한 장면을 못본 것이, 함께 특별미사를 못 드린 것보다 훨씬 아쉽습니다. 히힛

 

 

그 많은 보랏빛 수국으로 어딜 어떻게 장식해 두었었을까?

아이구~ 아쉬워라.

그 아름다운 걸 못보다니....

 

 

세례를 받은 사람, 행복한 기도를 올린 사람, 간절한 소원을 빈 사람, 감사기도를 드린 사람....

그 뜻깊은 미사를 반추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입니다.

 

 

게으름뱅이 안나는 이제서야 겨우 성당안에 들어섰습니다.

방명록인지 기념노트인지에 착한 소년이 무엇을 써 넣고 있네요.

 

 

늦었지만 성모승천기념일에 걸맞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35년 전쯤 바로 이날은 내아드님이 세례를 받고 스테파노라는 이름을 받은 날이랍니다.

내아드님의 영세기념일이기도 하지요.

 

 

기도를 마치고, 이 기념노트에 아들을 위한 기도를 기록해 두었습니다.

유창한 한글로.....^&^

35년 전의 축복된 날을 추억하면서....

  

 

La Chpelle Notre-Dame a Port-Blanc

오래된 작은 뽀블랑의 노트르담 성당은 뽀블랑을 이야기할 때 매우 중요하게 등장하는

유서깊은 성당입니다. 이 성당에 대해서는 더 많은 사진과 이야기를 올려 보도록 할게요.

 

 

내작은따님 루시아의 염원은 무엇이었을까요?

왠지 돌아가는 뒷모습이 참으로 애잔해 보입니다그려.

손에 든 보랏빛 꽃 한송이가 더욱 애잔하게 만듭니다.

 

난 언제나 내아들 딸들의 뒷모습을 볼 때면 가슴속 저 밑바닥이 촉촉해집니다.

그것은 삶에 대한 연민인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간절한 염원이 꼭 이루어지이다."

 

 

보랏빛 꽃 한송이를 들고

내작은따님 루시아가 계단을 내려갑니다.

그녀의 시간들도 한 생애의 오르막길을 다 오르고 이제 내려 가야할 때에 이르른 나이입니다.

한 살 터울 큰따님 마리아의 세월도 마찬가지 이지요.

세월은 그렇게 되었지만, 그녀들의 앞날은 평평한 순한 길이기를 기도합니다.

 

꼭~ 그렇게 되어지이다.

 

'Port Blanc '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그리고 거리 풍경  (0) 2010.08.24
그냥...가만히 바라보기  (0) 2010.08.24
Cote d'Ajoncs 산책  (0) 2010.08.23
Port Blanc의 Gites  (0) 2010.08.22
Port Blanc 가는 길은 어디인가요?  (0) 2010.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