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5 오후 사진
여름이 온 것인지 간 것인지...
선선한 바람과 밝은 햇살이 거리에 넘치는 늦은 오후입니다.
메트로 안토니 스테이션 앞은
왜 이리도 조용할까요. 복작거려야 어울릴 역 앞인데도 말이죠.ㅋㅋ
안토니 시내버스승강장은 참 멋져요.
간결하고 깔끔하고 부드러운 우유빛으로 무늬를 새긴 맑은 유리가
푸른나무와 꽃들과 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해 주죠.
멋진 승강장에는 멋진 포스터도 자주 바뀝니다.
에비앙을 마시면, 그 누구라도 저렇게 어린애의 정결한 몸으로 바뀐다네요. 호홍~?
작은 로터리
거의가 일방통행이며, 네거리 이상의 복잡한 갈림길에는 로터리로 되어있어서
이곳을 들어서면 서툰 사람들은 뱅글뱅글 몇바퀴를 돌면서
빠져 나가지 못해 애를 먹지요.
복잡한 파리시내에서는 더욱 심해요. 안토니에선 거의 단숨에 휘익~~
걷다가 '알베르 까뮈' 거리도 발견했어욤~ㅋㅋ
안토니 사람들은 집을 짓는 목적이
꽃과 나무를 심기위함 인것 같아요.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서 정원속에 간신히 옹크리고 있는 집들 같다니까요.
이집은 앞뜰 꽃밭이 건물의 넓이보다
훨씬 넓게 차지하고 있더라구요.
거리와 잇닿은 담장을 넘겨다 보면
틈만 있으면 꽃과 나무를 이렇게.... 여유로워서 일까요. 생활의 기본 조건일까요.
이곳 사람들은 굶어도 꽃은 심을 것 같아요. ㅎㅎ
여기에도 작은 로터리죠?
분수가 있는 예쁜로터리예요.
나는 '작은오벨리스크'라고 불러욤~하하
저 꼭대기에서 맑은 물이 졸졸 흘러내린답니다.
주위에서 솟아오르는 낮은 분수와 잘 어울리죠.
길을 둘러싼 꽃들...
나무들...
길에서는
예쁘게 생긴 아주 조그만 자동차를 많이 만나요.
어슬렁거리다 보니
여길 왔네요. 다시 은비네 집 지척에 왔어요.
호텔이냐구요?
Hotel d'Antony 랍니다.
안토니시청이에요.
해거름, 오래된 골목길엔
오후 여덟시가 지나면, 성미급한 가게주인들은 불을 밝혀둔 채
굳게 문을 잠그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한참이나 걸었으니
공원에서 잠시 앉아있고 싶어지네요.
공원은 저녁 아홉시에 문을 닫으니
넉넉하게 시간이 남았군요.
아름드리 나무가 하늘을 가리는 이 공원은 제법 넓은 공원입니다.
안토니센터 한복판에 이런 공원이 있어요.
직경이 1미터가 넘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지요.
그 옆에 이런 조각품이 있어요.
어린애기를 안고 있는 젊은 여인의 슬픈 모습...
간절한 모습으로 문고리를 잡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공원을 나섭니다.
나는 가끔 이곳에 와서, 저 여인을 보며 삶을 생각합니다.
이제 공원문이 닫힐 시각입니다.
다리도 편해졌으니, 아기와 여인을 두고...
무정한 나는
집으로 갑니다.
오늘도 저 여인을 위해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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