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잘 산다는 것

eunbee~ 2010. 6. 20. 16:08

사진은 곰아저씨polarbear께 얻어 온 것이랍니다.폴라베어 클릭하면 그방으로 직행!!^&^

 

오늘 아침

친구에게 전화를 했지요.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정다운 목소리.

50년 넘는 세월묵은 친구는 동기간이나 다름없답니다.

 

그 친구가

십수년 전 어느날, 내게 말했습니다.

'돈은 내가 더 많은데, 살기는 왜 네가 더 잘 사는거야.'

 

돈많은 그 친구는 정도 많습니다.

친구들의 구심점이되어 늘 흩어진 우리를 불러모으는 넓은 오지랖과

넉넉한 마음을 가진 친구입니다.

 

'왜 내가 더 잘 산다고 생각해?'

동기간같은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항상 여유로워. 항상 넉넉해 보여. 모든것이....

그리고 남들이 못하는, 안하는 많은 것을 하며 살잖아.'

 

그 말을 듣고 얼마동안을 그 말의 뜻을 새겨보았습니다.

내가 과연 그 친구가 말하는

'잘 산다'는 말에 어울리게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이에 잘 산다라는 말은 누리고 산다는 의미만은 아님이 분명한데....

 

그 친구 눈에는, 맘에는

내가 삶을 즐길 줄 알고, 조금씩 나눌 줄 알고

늘 싱그럽게 팔딱이며 산다고 여겨졌나봅니다.

 

내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이있지요.

'성격이 팔자다'라고...

주어진 여건속에서 긍정적인 자세로 생활하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욕심이라고는 애시당초 태어날 때부터 가지지않고 태어난 내 성격이

그 친구에게 그렇게 보이도록 했나보다 라고 결론을 내리고

그렇게 살고 있는 나를 좋은 눈으로 맘으로 바라봐 주는 친구가 고마웠습니다.

 

이제 우리의

참으로 오랜만에 갖는 만남의 약속은

500 여일 쯤의 이별기간이

늙어가는 우리를 얼마만큼이나 생기잃게 만들었나를

확인시켜주는 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ㅠㅠ

오늘아침 전화에서 까르르 웃던 그 친구의 윤기나는 웃음이

1년 반의 세월도 아무런 것도 바꾸어놓지 못했을 거라는 안도를 내게 가져다 주었습니다만...ㅋㅋ

 

잘 산다는 것.

친구가 친구에게 잘 살고 있다라고 말해줄 수 있는 상태.

그것이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닐런지요.

 

50년을 동기간같이 살아온 친구에게

잘 살고 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한 눈과 맘으로 나를 바라봐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약속으로

한껏 상기되어있답니다.

이 나이에도 친구와의 만남은

초여름 하늬바람처럼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이제서야 한국에 돌아 온 실감이 나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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