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대문을 들어서면....
오두막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는 넓직한 주차공간이 있어
차를 세워두면, 가을이를 선두로 콩이랑 뉘랑...차밑에서 잠자는 것을 좋아해서
늘 그곳에 모여서 자고 있지요.ㅋㅋ
황토로 지어진 오래오래된 오두막이
숲에 싸여있네요.
금방이라도 쓰러져버릴 것같은....늙은 집.
누마루에서 바라본 마당과 오두막지붕에 맞닿은 살구나무.
살구가 익고 있어요.
취하도록 뿜어내는 밤꽃향기...
여름밤 공기를 짙은 향기로 채워줍니다.
마당가득 빼곡이 자라고 있는 질경이도 볼만 하답니다.^^
대문에서 들어서서 넓은 언덕공간에 주차를 하고
오두막으로 내려가는 길이에요.
자두나무 아치가 멋스러운 길이지요.
뻐꾸기 울고
밤꽃향기 흩날리며
숲에서 한번 헹구어진 상쾌한 바람....
이러한 것들은
오두막을 떠날 수 없게 만듭니다.
누마루를 내려서면
질경이를 즈려밟고^^ 지하수가 솟는 우물가로 가게 된다우.
담장너머엔
시내 한복판에 있는 그린벨트라는 이름에 걸맞을 만한 숲이 있지요.
소나무 밤나무 이름모를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제법 우거져있습니다.
숲에서, 밤나무 위에서
새벽에도...해저문 푸른저녁에도...
뻐꾸기는 구슬프게 울어대지요.
오두막 마당가에 서있는 오래된 밤나무 두 그루.
가을이 오면 영근밤이 쉬임없이 툭!툭!소래내며 떨어져요.
밤나무아래 약간 비탈진 곳에는
뱀딸기가 보석처럼 영글고 있습니다.
강아지도 들쥐도 나도 뱀딸기에게는 관심을 두지않아요.^^
그애들은 해마다 그렇게 저희끼리 피고 지고 열매맺고 사라져 가지요.
영롱한 붉은 빛으로 빛나는 뱀딸기가 참 예쁜데 말이죠.ㅋㅋ
내가 오두막을 비운새에
헤어진 강아지 가족도 있고
이렇게 새로 태어난 강아지도 있어요.
뉘가 낳은 바둑이들이에요.
이 애기들도 잘 자라서
오두막 가족으로 행복하게 살게 되기를 빕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곧바로 찍은 사진들이니
이제 오두막으로 가면, 강아지도 이보다는 더 컸을테고
살구는 노랗게 익었을거에요.
세월은 혼자 버려두어도 잘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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