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새벽
사자자리에서 유성우流星雨가 쏟아진다는 뉴스를 듣고
철없는 나는, 아니 호기심천국인 나는 영하의 날씨에도
담요를 둘러쓰고, 새벽 4시가 지나자 밖으로 나갔다.
검둥개가 요상스럽게 무언가를 둘러쓴 내 모습 때문에 가까이 오지 못하기에
"나야 나" 라고 했더니 꼬리를 흔들며 따라 나선다. 살가운 '뉘'로구나
오두막 과수원 언덕에 서서
고개가 아프도록 하늘을 바라본다.
밤하늘 가운데엔 오리온좌가 영롱하고
북쪽으론 북두칠성이 우렁찬 모습으로 휘어져있다.
아니? 이렇게 별빛이 영롱하고 아름다웠단 말이지?
별들이 많기도 하지. 대도심에서는 절대로 만나지 못하는 아름다운 별들이 초롱초롱...
그동안 왜 한 번도 저 별들을 감상하지 않았던가.
동쪽을 보라했지?
유성우流星雨가 비오듯 쏟아질거라고...
아무리 기다려도 유성우커녕 별똥별 한 개도 안 떨어진다.
2,30분이 지났나보다.
코가 시려오고, 어실어실 추위가 느껴진다.
유성우 맞이하려다가 감기 맞이 하게 생겼다.
들어가자.
방으로 들어오니 4시 45분.
다섯시에 다시 나가볼까?
유성우流星雨가 내린다던 날, 아침 아홉시의 무서리
에궁~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눈 뜨니 아침. 크~윽
밖으로 나갔다. 아홉시가 가까워진...해가 이미 과수원 나뭇가지마다 내려앉았다.
유성우는 못보고
오두막 마당에 한가득 내려앉은 무서리만 만났다.
우리마당에 유성우가 내려앉았나?
'사랑'이가 별똥을 찾느라 주둥이를 끌고 다닌다.
유성우나 무서리나 나에겐 별다를게 없다.
헛탕쳤으니 그렇다고 우겨보자. 우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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