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achon '10

아르카숑 소묘

eunbee~ 2010. 5. 20. 20:41

 

 

가을마을 어귀에 높이높이 서 있는 셍페르디낭 성당에서는

음의 높낮이를 달리한 종소리가 울립니다,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없는 그 종소리는 아르카숑의 평범함을 특별한 것들로 만들어

아름답게 살고 있는 그곳 사람들의 생활철학을 나타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그들만의 것으로 바꾸며

넘치는 생동감으로 즐겁게 살고 있었습니다.

 

 

아르카숑 여름마을로 산책나온 노부부

그들은 산책을 나올 때에도 멋을 한껏 부리고 나옵니다.

'마초와 귀여운 여인'이라고 부르고 싶어요.ㅎㅎ

 

오랜 전통을 잘 지키며 시대에 뒤지지않게 가꾸며

굳건한 생활터전을 마련한 것은

이러한 노부부들의 힘입니다.

 

 

La Vie en Rose~

이 샵의 이름을 보고 나는 저 노래를 흥얼대며 걸었지요.ㅋㅋ

푸른빛 인생이 장미빛 인생보다 더 아름답다고

아르카숑사람들은 생각할 거예요.

 

 

굴을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생활의 근원이 되는 활력은 바다에서 오고 있지요.

 

 

항구도시답게 배모형을 파는 가게도 멋집니다.

나도 이가게에서 아들에게 줄 흰돛을 높이 올린 요트 하나 장만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높고 넓다는 사구에서

우리는 이렇게 대서양의 억센바람을 맞으며

가슴에 담아 둘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은비는 사진도 잘 찍어요.ㅎㅎ

 

 

행복해 하는 은비의 웃음과 귀여운 장난들이

우리의 여행을 더욱 빛냈답니다.

 

 

바다에선...

태양아래에선...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부끄럽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태양과 바다와 사람이 하나로 동화될 뿐이지요.

 

바람이 어디에 머물던

머무는 대상 자체가 되어 그 속에 깃들 듯이,

자연앞에선 그렇게 할 줄 알아야합니다.

 

 

바다에 기대어 사는 아르카숑사람들의

항상 떠나고 싶은 마음들이

이곳에 묶여있어요.

 

항구는,

정박한 배는,

기다림입니다.

 

 

먼 바다에서 돌아오는

내 삶의 부스러기들이, 이제는 진주로 영글어

저렇게 바다를 빛내고 있습니다.

마음은 현상보다 더 짙은 실체일 수도 있으니까요.

 

 

거기

나그네가 쉴 자리엔

언제나 황혼이 잠시 머물다 갑니다.

 

떠나면 돌아올 줄 모르는 바람이 되어

대서양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 가고 말 오늘을 

선물인양 남겨두고...

 

 

이제

 아르카숑의 여행이야기를 마칩니다.

 

내가 이야기한 것들보다 그곳엔 더 많고 많은 이야기와

탐험하고 체험할 것들과

감탄하고 놀라워할 것들이 널려있습니다.

 

배를 타고 물길을 따라 늪지대를 가 보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일까요.

 

남겨둔 것이 있어야,

아쉬워하고 그리워할 일이 있지요. ㅠㅠ

이렇게 변명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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