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네의 숨통을 하루만이라도 트이게 하는 만우절.
그래서 만우절에 얽힌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 노동자들 이야기를 곁들일까합니다.
나는 만우절이 오면 항상 홍세화님의 책에서 읽은 파르망띠에 메트로역 생각이 나거든요.
지금 홍세화님의 책은 내곁에 없으니 옮길 수는 없고, 프랑스 통신원 김연께서 쓰신 글을 일부 옮깁니다.
[...........
오늘날 프랑스 사람들의 일일 식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자는 16세기에 미주에서 유럽으로 처음 소개된 이후 200여년 간 프랑스 사람들의 괄시를 받았다. 그러던 중에 약사이자 농학자였던 파르멍티에가 유럽 대륙이 둘로 갈라져 싸웠던 7년 전쟁 (1756-63년) 동안 프러시아군의 포로가 되어 감옥살이를 하면서 감자로 연명했던 경험을 살려, 파리로 귀국한 이후 감자의 보급에 적극 나서자 나폴레옹 제정때에는 10여년 동안 수확량이 15배가 증가하면서 대중화되었다. 이를 기리기 위해 전국 곳곳에 파르멍티에의 이름을 따른 길이 생기고 파리에도 이 길을 지나가는 지하철 역 이름도‘파르멍티에’라고 붙여졌다.
이 파르멍티에 역에서 한 번은 만우절 날 파리 지하철 노동자들이 역 이름을 감자(pomme de terre, 땅에서 나는 사과라는 뜻)로 바꾼 적도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승객들은 내릴 역을 지나치기도 하는 등 골탕을 먹었지만, 얼굴을 붉히면서 누구를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그네들의 유머감각을 높이 사며 즐거워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홍세화,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불편함을 불편함이라고 느끼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는 느긋한 여유를 즐길 줄 아는 그들만의 관용이란 게 이런 것일까....................]
모두 아는 이야기지요?
그러나 나는 이 이야기를 생각하고 생각하고, 듣고 또 듣고, 읽고 다시 읽어도 참으로 유쾌한 이야기라서
또 이렇게 옮겨봤습니다.
어제는 2010년의 만우절이었죠?
만우절날 들은 이야기라고해서 절대 거짓말이 아닌 '만우절에 들은 리얼스토리'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작은사위의 사무실에 알제리 청년이 근무를 한답니다.
그 청년의 큰아버지는 60년대부터 70년대 초반까지 프랑스에서 노동자로 근무를 했답니다.
그의 큰아버지는 노동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한 쪽 팔을 잃었답니다.
프랑스 정부는 사고를 입은 그 알제리 노동자에게 매월 3000유로에 해당하는 재해수당을 지급한답니다.
그 당시 알제리의 교사 월급은 30유로에 해당되는 금액이었답니다.
산업재해를 입은 알제리 노동자는 일을 할 수 없으니 귀국을 했구요.
귀국후에도 여전히 재해수당은 매월 꼬박꼬박 알제리로 송금되어지고, 그 많은 돈을 매월 받는 재해자는
집을 몇 채씩이나 장만하고 대대손손?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답니다.
역시 지금까지 여전히 매월 재해수당을 받고요.
나도 19년 째 딸들에 의해 프랑스와 인연을 맺고. 프랑스의 혜택을 여러측면에서 받고 있는 딸들이 있어
프랑스라는 나라가 얼마나 존경스러운 나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사는 세상에 나쁜 일도 벌어지겠지요.
파리근교의 가난한 이민자들이 더러는 소요사태도 가져오고... 우범지역으로 변하여 시민들을 불안하게도 하지만
그들을 보는 일부의 시각도 다른 측면으로 해석한다면 그들 스스로가 자초하는 가난이 있습니다.
많은 자녀를 낳아, 그 때문에 정부로부터 받는 많은 수당을 자녀 교육에 투자하지않고 먹고 쓰고 노는 일에 소비하다보니
자녀들 교육은 허술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위치가 정해지니,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지요.
작은사위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렇게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며 개개인들이 행복하게 살 권리를 보장해 주다보니
나라살림은 점점 기울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이 나라는 사람사는 천국으로 계속 이런 정책을 펼 것이란 말도 곁들이더군요.
세계 여러나라에서 망명 오는 사람이 제일 많은 곳이 프랑스랍니다.
자기나라에서 핍박받는 사람들이 도망와서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프랑스입니다.
불법체류자들도 애기를 낳으면 체류증을 받기가 수월해 지지요.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기는 이곳에서 잘 커갈 권리가 있으니, 그 아기를 잘 키우는 길은
부모가 함께 있어야하니, 그 불법체류자에게 체류증을 주는 거지요.
불법체류자가 불심검문에 걸려 귀국 조치를 받을 때에는 비행기삯도 주고, 약간의 여유돈도 준답니다.
작은 딸 표현에 의하면, '고향에 돌아가는데 선물 사 가지고 가라고 돈도 주는 나라야'ㅎㅎㅎ
얼마나 존경스러운 나라인가요.
만우절날 노동자들은 메트로역 이름을 바꿀 생각을 하고,
모두들 깜짝쇼에 즐거워할 줄 아는 사람들의 나라.
그 사람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이 나라가 많은 부분에서 존경스럽습니다.
만우절이 되면 파르망띠에 메트로역 이야기를 떠 올리며
나는 매년 사월 첫 날, 이렇게 행복한 마음에 젖습니다.
내 나라에서도 이런 행복한 이야기가 깃든 사건이나 장소를 찾아 봐야겠어요.
그러면 만우절날이면 떠오르는 내행복한 이야기가 두 배가 될테니까요.
우리나라에서 '문익점역'을 '목화씨역'으로 바꾸어놓아
많은 사람들이 문익점역을 지나치고 내리지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서울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서울지하철이 지네들 장난치는 곳인줄아나? 못된 c키들~
환불 환불 환불~~~ 했을까요?
아닐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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