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룻달이랑 놀았어요.
길을 가도 자꾸만 따라오기에
영영 도망갈 수 없게시리 잡아 두었어요.
달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내가 오래도록 함께 놀려구요.
목련꽃 피어오르는 잔다르크거리에서
열하룻달이랑 달팽이 놀이하며 놀았어요.
달은 착해요.
내가 하는대로 그냥 따라하며 놀아줘요.
옆 골목에도 가서 놀았어요.
한참을 놀다가
달이 어지러워 할까봐 밖으로 꺼내줬지요.ㅎㅎ
가로등은 웃었답니다.
왜냐구요?
예쁜 달 목걸이를 채워줬으니까요.
다음날 한낮엔 햇볕이 눈부셨다우.
쏘공원 잔디위에서 그림자놀이하는 거 보세요.ㅋ
달만큼이나 나무도 사랑합니다.
그 날 낮에는 오후내내 나무들이랑 놀았어요.
노르웨이 숲에 산다는 나무의 정령
티롤은 아마도 이렇게 생겼을거예요. ㅋㅋ
그런데 꼬리가 없는 티롤이네요.
꽃들도
햇살속에서 웃고 있습니다.
나무랑만 논다고 시샘할까봐
얘들과도 이렇게....
구름처럼 피어있는...
안개처럼 아른거리는...
그래서
울고 싶어지기도 했어요.
너무 아름다운 걸 보면
언제나
눈물이 나요.
이건 꽃이 아니라 꿈이었다우.
아슴아슴 피어오르는 보랏빛 꿈~
그림자가 보이나요?
내 마음이 내려앉은 마음그림자 말예요.
저 작은 꽃들 속에는 언제나 내 마음이 잠겨있어요.
아름다운 건
눈물나게 해요.
햇살고운 봄날
달이랑.... 나무랑....
그렇게 놀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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