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는
치맛자락끝을 지중해 파란물결 위에 찰랑거리도록 펼쳐두고
나지막한 언덕에 홀로 앉아있는
귀엽고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니스여행을 추억하는 먼훗날엔
니스보다 에즈가 먼저 내 맘속을 날아오를거예요.
그날 해질녘,큰딸과 함께 바라본
은빛 부서지던 물결과 물안개 피어오르던 해안들이
지금도 눈을 감으면 아슴아슴 다가옵니다.
나의 행복은
눈을 감고 더듬을 수 있는
기억의 창고속에 나날이 쌓여갑니다.
딸들과 아들과 함께 만든 아름다운 시간들이
엄마의 가장 큰 행복이지요.
내마음속 별장-생폴의 골목 집
엄마랑 함께 할 여행을 계획하면서
베네치아 호텔과 비행기편을 열심히 검색하는 딸에게
"베네치아는 우리함께 가 봤잖아, 난 기차여행하고 싶어" 라고 했더니
"엄마, 나는 이번에 엄마랑 니스가면, 올 해만도 세번째야." ㅋㅋ
따님들 유학초기에 엄마랑 세모녀가 유레일패스 들고 배낭여행하던 때에
베네치아를 꼼꼼이 보지못했다면서 큰애는 그곳엘 가고 싶어했지요.
니스해변의 오후
그렇게 내 뜻대로 고집해서 떠난 여행을
큰딸은 얼마나 엄마를 배려하고 챙기는지...
엄마 다리가 불편할까봐, 그리고 새벽기차에서 조용히 눈감고 갈 수 있도록
TGV, CLASSE 1에 ZEN 칸까지 배려해서 티켓예매해 두고...
그런데? 며느님이라면 메뉴 콕!!찍어서 레스토랑 예약까지 해 두었을 걸? 우헤헤~
니스의 일몰
니스의 일출
에구~ 에즈.
사진을 못찍었다고 다시 가야된다는 엄마 때문에
큰딸은 하루건너 한번씩 에즈를 다시 가 주기도하고...
여행 잘 다녀와서 한달 쯤 되어 엄마 하는 말,
"얘, 우리 니스가지말고 시칠리섬에 갈 걸 그랬어."
"???? 왜, 엄마는 니스여행이 별로였어?"
"아~~니? 또 가고 싶다는 얘기지..." 하하하
못말리는 엄마,
착한 따님.
에즈의 마리를, 따님 마리아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다시.
내따님들, 아드님과 며느님은, 이렇게 철없는 엄마를
앞으로 몇십년?을 더 봐줘야 할까요?
내가 더 걱정입니다. 히히~
"얘들아 15년만 더 참아라. 알았지?
그땐 너희들이 우주여행을 시켜준대도 못간단다. 에구구구"
아니죠? 에구구구~할 거 없네요.
나 혼자서 우주여행 하고 있을테니까요. 하하핫
암튼~ 산다는 건 참 신나는 일이에요. 그렇죠?
겨*우* 예순여섯 밖*에* 안된 사람에겐 더 그래요.*^&^*
Le jardin d'Eze 앞 레스토랑의 노천카페
지중해의 겨울햇살이
물잔에. 커피잔 속에, 작은 코코넛 그릇위에
머물던 시각.
따님과 함께였던 나의 에즈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내 프레임속에서 벗어나지 않던
요트. 물안개 섬..푸르고 푸른 물결..
오래도록 마음속에서도 벗어나지 않을거예요.
내따님의 사랑도...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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