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봄날은 간다.

eunbee~ 2009. 5. 9. 15:02

 

 

저문날의 봄볕은

애잔한 그리움처럼  

엷디엷은 그림자를 뿌린다.

 

어느새

살구꽃 자두꽃은 낙화로 떠난지 오래

홍매화 향기가 연분홍빛으로 번지고 있다.

 

이름도 갖지 못한 검둥개 한 마리

가는 봄날을 물끄러미 바라 본다.

해질녘 풍경속에서는

모두가 서럽다.

 

 

 

많이 늙은 개. 

봄처럼 포근한 얼굴위엔

세월 언저리에서 묻어나는 휴식같은 체념.

늙은 개는 시간을 재울 줄 안다.

 

내 生은

아침마다 봄처럼 피어나지만

나는 시간을 재워둘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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