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귀여운 내아들

eunbee~ 2009. 4. 17. 22:17

 

 아카풀코 오픈 결승경기와는 상관없는 사진. 주워온 것.

                                                     

 

2월말에는 파리에서 이런저런 즐거운 일들과 여행으로

스포츠 중계방송을 볼 겨를이 없었다.

이제 다시 컴백홈해서  테순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TV 이채널 저채널 돌리다가 오래묵은 테니스 경기 녹화 중계를 보게 되었다.

화면 속에는  비지땀을 흘리며 신나게 코트를 누비는 까무잡잡 선수~

한 눈에 단박 알아 볼 수 있는 몽피스!!!

워메~ 반가운거.

 

몇해 전,

로랑갸로스 대회때 그리도 많이 듣던 그 이름 몽필이.

MONFILS-가엘 몽피스-를 나는 몽필이라고 불렀다.

그의 姓은 프랑스語意를 굳이 풀이하자면 '내 아들'이랜다.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때, 얼마나 귀엽게 게임을 하는지

나는 그의 팬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2009 ATP월드 투어, 아카풀코 오픈에서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그것도 2월 말 경기를 한참이나 늦은 4월 중순에...

 

정열의 땅 남미의 꼭대기에 있는 멕시코,

아카풀코 챔피언십 경기장 센터코트에서 결승전을 벌이고 있는 몽필이는,

지난해 이 대회의 우승자였던 니콜라스 알마그로/에스파냐/ 선수와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내가 채널을 고정시켰을 때는 이미 6:4로 몽필이가 한 세트를 지고 있었고

두 번째 세트는 게임스코어 3:2.

알마그로의 써비스. 강하게 내려 꽂히는 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땅위로 튀어 올랐다.

주심은 홀트 fault !!!를 선언.

그때 몽필이가 천천히 걸어서 써비스 라인 가까이로 가서 상대 선수의 공이 떨어진 위치에서

흔적을 확인하더니, '인'이라고 했다.

와~~ 감격!!!

정말 감격 먹었다.

주심은 '인'으로 정정했고, 몽필이는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와~~감격!!!

이렇게 멋진 광경을 보여 주다니!!!

테니스가 신사 경기인지, 몽필이가 신사인지..

암튼 이럴 수 있어서 나는 테니스를 사랑한다.

 

한 세트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스코어가 3:2라면

알마그로 선수의 써비스가 홀트일 경우 3:3 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두 번째 세트를 이길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인데

그 시점에서 상대의 점수를 바르게 찾아 주다니.

몽필이만이 할 수 있는 매너 아닐까?

 

까치머리를 하고

땀에 흠뻑 젖은 셔츠는 몸에 짝 달라 붙어 있고

박진감 넘치는 상대 선수의 공격을 받아 치느라 라켓을 몇번씩이나

공을 따라 날려 버리고..

그런 와중에도 귀여운 미소는 땀이 주루룩 흐르는 얼굴에 가득.

크레이코트는 미끄러워서 더욱 역동감 넘치는데

정열적인 남미의 7000 여명의 관중들은 몽피스!!를 외치며 환호를 보낸다.

 

귀여운 내 아들, 몽필이

몽필이는 나를 엄마인줄 모르지만

나는 몽필이를 아들로 삼기로 했다. 내 혼자서...ㅋㅋㅋ

내가 사랑하는 테니스와 내가 사랑하는 몽필이가 있음에

나는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

 

가엘 몽피스~~

아카풀코 오픈 2009 경기에서는 준우승이었지만,

나에게는 영원한 챔피언이며 행복 메이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선수 세르비아의

죠코비치와 인사하는 몽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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