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인 봄날 오후에 부는 바람은
은빛 햇살을 바수어 날리며
교태어린 몸짓으로 소소거린다.
은비오두막엔 바람이 잦다.
호수쪽에서 불어 오는 바람들이
이 오두막을 감싸 안고 있는 낮은 언덕의 나무들에 와 닿으며
이제 그만 잠자고 싶어서 안달을 한다.
신록의 계절로 접어드는 오월 중순.
나무들이 눈부시게 파랗다.
바람에 뒤채이는 이파리들이 사랑스럽다.
소쩍새 소리도 멧비둘기 소리도 바람에 흔들린다.
길건너 호숫가에 핀 아카시아꽃 향기가
바람에 실려 와, 황홀한 취기로 나를 눕힌다.
향기로운 계절 꽃바람 부는 날
불현듯 향기로운 여인을 만나고 싶다.
내가 늘 그리워하는 향기로운 여인들...
바람결에 실려오는 꽃향기 같은 사람들...
그립다.
마주앉아 얘기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