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바람이 분다.

eunbee~ 2009. 5. 17. 17:56

 

 

비개인 봄날 오후에 부는 바람은

은빛 햇살을 바수어 날리며

교태어린 몸짓으로 소소거린다.

 

은비오두막엔 바람이 잦다.

호수쪽에서 불어 오는 바람들이

이 오두막을 감싸 안고 있는 낮은 언덕의 나무들에 와 닿으며

이제 그만 잠자고 싶어서 안달을 한다.

 

신록의 계절로 접어드는 오월 중순.

나무들이 눈부시게 파랗다.

바람에 뒤채이는 이파리들이 사랑스럽다.

소쩍새 소리도 멧비둘기 소리도 바람에 흔들린다.

 

길건너 호숫가에 핀 아카시아꽃 향기가

바람에 실려 와, 황홀한 취기로 나를 눕힌다.

 

향기로운 계절 꽃바람 부는 날

불현듯 향기로운 여인을 만나고 싶다.

내가 늘 그리워하는 향기로운 여인들...

바람결에 실려오는 꽃향기 같은 사람들...

그립다.

마주앉아 얘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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