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작은...

eunbee~ 2009. 4. 7. 23:18

 

안토니의 오래된 작은 골목을 찾은 아침 햇살

 

 

  좁은 골목길에는 어른 손바닥만한 돌들이 깔려있다.

  너무 오래 되어서 돌들은 달아 반질반질 윤이나고 매끄럽다.

  자동차가 지나가면, 우두두둑 소리가 난다.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이다.

 

  좁은 길을 걷는다.

  한가한 시간이면, 그리고 거리가 궁금해 지면

  천천히 걸어서 이 길로 접어 든다.

  바로 옆에 있는 한적한 공원보다 더 한적한 이 길이

  마음을 따스하게 해 주며, 내가 찾고 싶은 이야기들을 가만가만 들려주는 길이다.

 

  정겨운 식탁과 의자가 놓여있는 작은 레스토랑,

  예쁜 유리동물 인형들이 창가에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작은 쇼윈도우

  아기자기 진열장에서 뒹구는 작은 악세서리들.

 

  그다지 길지도 않은 길 모퉁이를 돌아서면

  작은 성당이있다.

  파이프오르겐 소리가 이따끔 들려오는

  조그만 성당.

 

  성당 돌기둥 옆자리에 앉아

  다시 들려올 오르겐 소리를 기다린다.

  아침 햇살만큼이나 상큼한 수녀님이

  조그만 창틈으로 빗겨가는 햇살속에서

  작은 물결처럼 번지는 미소를 보낸다.

 

  나도 따라 웃는다.

 

  이 곳에 오면

  모든것들이 작다.

  그래서 정겹고, 그래서 맘이 편안해진다.

  모든것들이 작게 보이는 이상한 골목.

  아주아주 오래된 안토니의 부자동네, 작고 작은 골목길.

 

 

  반질거리는 돌길을 걸어 느슨한 언덕 끝에 오면, 작은 성당이...

  누군가 파이프올겐을 오래도록 연주하고 있기도 한다. 텅 빈 성당에서.

 

  '현재 시각 아침 10시 10분.'   작은 성당의 작은 시계가 말하고 있다.

'파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비의 꿈 공간  (0) 2009.04.29
프로와 아마  (0) 2009.04.08
壁속의 세상  (0) 2009.04.06
쏘Sceaux 공원 이야기  (0) 2009.04.06
parc de sceaux의 나무들  (0) 2009.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