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Les Deux Magots

eunbee~ 2008. 6. 19. 13:42

 

 레뒤마고(Les Deux Magots) 문학 카페

파리 6구 생 제르맹 데 프레에는 Les Deux Magots 라는 카페가 있다.

1885년에 문을 연  유서깊은 이곳은, 지금은 역사적인 카페가 된 곳이다.

 레두마고를 우리말로 옮기자면 '두 개의 중국인형'이라는 뜻이다.

비단을 팔던 거리의 가게에 두개의 중국 인형을 세워 두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1933년 가을. 파리 에꼴드보자르의 도서관 직원인 Martyne과, 작가였던 Roger Vitrac이

이 유명한 카페 테라스에서 아페리티프를/식전에 마시는 술/ 주문해 두고 마주 앉았다. 

이날은 바로 Goncourt 문학상이 Andre Malraux의 <인간의 조건: La Condition humaine>에게 돌아 갔다는 발표가 있던 날이다.

이 소식을 전해 듣게 된 두 사람은 자기들도 친구끼리 모여,

문학상 하나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를 내고는  당장 그날  만들기로 결정 하였다. 

그들은 친구들에게 연락하여, 열세명의 동의자를 모았다.

저녁 5시 연락을 받은 친구들이 카페로 모였다.

저녁 6시 카페 마고에 모인 친구들은 한 젊은 작가의 작품을 선정하게 되는데...

바로 레이몽 케노Raymond Queneau 가 뒤마고 상의 첫 수상자가 되었다. 

하루도 아닌 반나절에 이 카페에 앉아, 문학상 하나를 탄생시킨 것이다.

카페에 모인 13명의 친구들은 1인당 100프랑씩 갹출하여,  총 1300 프랑의 상금을 마련했다. 
그들이 제정한 문학상 이름은 이 카페의 이름으로 정했다.

Le prix des Deux Magots.


다음날 아침 신문을 보고 있던 Les Deux Magots 카페 사장은 깜짝 놀란다.

자기 카페이름을 딴 문학상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카페에서 만들어졌다는 소식에

감동하여 자기가 상금을 주겠다고 나섰다.

그 후 이 카페를 승계하여 운영하는 주인들은 이런 전통을 현재까지도 지키고 있으며

카페 마고는 국보급 카페가 된 것이다.

Le prix des Deux Magots 신예 작가들을 발굴하여 후원하는 상이 되었다.

 

  

어느날, 나는 큰따님과 함께 이 카페를 찾았다.

사진에 보이는 길거리로 향한 테라스에 앉았다.

옆자리엔 허름한 노신사가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날아 든 참새에게 빵조각을 던져주고 있었다.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금지된 행동이다.

새의 털이나 비듬이 떨어져서 비위생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번식도 막아야 한다.

우리는 맛있는 샐러드와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옆자리 할아버지는 푸드덕 거리는 참새와 한참을 놀더니 밖으로 나갔다.

노인이 떠나고 난 자리는 무척 지저분스러웠다.

 

 생 제르맹 데 프레 거리엔 또 다른 유명한 카페가 있다.

Cafe de Flore.  카페 드 플뢰르.

이 카페는 실존주의 문학과 큐비즘이라는 미술 장르를  태동시킨 곳이기도 하다.

사르트르, 알베르 까뮈, 프뢰베르, 피카소 등등의 대가 들이 드나들던 곳이며

특히 싸르트르와  그의 연인 시몬느 보봐르는 이곳과 깊은 인연이 있다.

가깝게는 미테랑도 자주 들르던 곳이며, 지금은 온 세계의 여행자들이 꼭 찾아 보는 곳이다.

이 카페 역시 1944년에 Prix de Flore 문학상을 제정하여, 문학 작가들을 후원하고 있다. 

물론 상을 수여하는 장소는 카페, 바로 이곳이다.

 

 

 

두 카페는 파리 6구, 생 제르맹 데 프레 거리에 위치하고, 두곳은 가까운 距離에 있다. 

이번 여름 방학에  파리여행을 할 태빈네 가족

메트로 생 제르맹 데 프레 역에서 내려, 바로 찾을 수 있는 이 두 곳의 카페에 앉아

행복한 휴식과 정다운 담소의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라며, 글을 올린다.

가족 중 그 누군가가 여행을 떠나는 일은, 내가 여행하는 것 못지 않는 행복으로 다가 온다.

사랑하는 그들 가족의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기원하며.

 

 

 

'파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심풀이 땅콩 2  (0) 2008.06.30
심심풀이 땅콩 1  (0) 2008.06.30
6월21일 음악축제  (0) 2008.06.03
이웃 축제 Fete des voisins  (0) 2008.05.29
라인강어귀에서...  (0) 2008.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