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6월21일 음악축제

eunbee~ 2008. 6. 3. 16:42

                                 2007  음악 축제 포스터

 

하지라는 절기는 해가 가장 오래 떠있는 날이잖수?

그래서 그런지 아무튼 그날은 프랑스 전역이 음악으로 넘쳐나는 축제의 날입니다.

지난해, 파리에 머무를 때,

작은 사위가 '오늘이 음악 축제의 날이예요. 시내에 나가 보세요.'

어머나~ 뒤도 돌아 보지않고, 쌩하니 나와서 메트로를 잡아 타고, 파리 시내로 입성.

오모나야~ 온 거리거리마다, 공원마다, 광장마다, 전문 뮤지션다운 패거리, 완죤 아마츄어 패거리

별별 장르의 음악이란 음악은 모두 파리로 모여 든 것 같은 북새통 속의 즐거운 축제 마당.

악기 연주, 목소리 연주, 몸으로 한바탕 추어대는 국적 모르는 춤...

 

노트르담에서 시작한 나의 '음악축제' 행진은 팡테옹까지 이어졌다우.

거리를 메운 사람들.

제각각  제빛깔로 불러 재끼는 노래와 연주.

그들보다 더 신나는 구경꾼들의 일렁대는 몸짓.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즐거운 음악에 흠뻑 빠졌습니다.

몇 팀의 연주를 봤는지, 셀 수도 없네요.

 

생 미셸 거리를 지나, 비탈진 길로 접어 들었어요.

소르본느를 옆으로 하고, 천천히 완만한 비탈길을 걸으며,

지나가는 젊은 이들의 환희로운 표정을 보니, 나도 따라 즐거움에 겨워  홍~홍~

팡테옹 신전 앞  돌덩이 위에 엉덩이를 올려놨슴다.

다리가 아프네요.

어느새 팡테옹 정면에서 바라다 보이는, 저 멀리 서쪽으로 해는 기울고,

에펠탑의 실루엣이 그 끝에서  내게 윙크하지 뭐예요.

 

             2002 큰따님이 결혼하던 해의 음악 축제 포스터

               그들의 생활만큼이나 재밌는 포스터입니다.

 

'위대한 이들에게, 조국이 감사를 드린다.' 뭐 이런 내용의 글귀가 새겨져있는 신전 옆에서

축제를 즐기는 한무리의 연주자들과,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리며 민속춤을 추는

젊은 이들이, 관객들의 손을 이끌고 함께 춤추기를 권합디다요.

그래서 나도 끌려 나가서 한바탕 띵까띵까 그들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지요.

다같이 손잡고 원그리며 추는 춤은 내가 또 한춤 한다우.캬~

팡테옹 무덤에 잠든 프랑스의 위인들이 엄청 시끄러워서 부시시 일어나 봤을 거예요.

오늘의 음악은 우리를 묶는 끈. 세계인이 모두 친구가 되어 노래하고 춤 춥니다.

인종 국적 성별 노소... 아무 장애 없어요.

 

거리엔 하나 둘 가로등이 켜집니다.

나는 이제 그만 이 거리의 미련 버리고, 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서 내려 갔지요.

재밌는 놀이터에서 집으로 들어 가기 싫은 꼬마애 처럼...

내려오니 아랫동네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 들떠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많아 졌고, 이곳저곳에서 울려오는 음악 소리는 점점 더 강한 열기를 뿜어 댑니다.

에이구~ 집에 가기 싫네.

그러나, 엄마가 시내로 나가서 어두워 지도록 오지 않으면

우리 작은 따님은 걱정이 태산이랍니다.

엄마가 좀 어리버리 한 구석이 있걸랑요.ㅋ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무드는 살려야겠죠?

생 미셸 거리 카페에서 콜라 한잔 시켜놓고

다리 꼬고 삐딱하게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느긋이 바라보며

마지막 기분 좋은 폼을 한껏 잡은 다음

RER B를 잘 골라 타고, 부 라 헨느~Bourg la reine 라고 날아갈듯 안내하는 방송을 들으며

엉또니Antony라는  부드러운 발음에 귀 기우리고, 잽싸게 내려서

쥐똥나무 꽃냄새가 황홀한 취기로 휩싸 안기는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잔다르크 거리는 봄이 무르익으면 쥐똥나무 향기에 취해서 삽니다.

2007년 6월 21일  밤 열시가 훌쩍 지나 버린 시각

은비 메메의 프랑스 음악 축제는 황홀한 쥐똥나무 향기로 마감 되었습니다. 옴메~ 행복한거~~

 

 

팡테옹을 향하여, 노틀담 성당 쪽에서 올라오고 있어요. 왼 쪽엔 소르본느 대학이 있구요.

음악 축제 분위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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