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파리 산책

eunbee~ 2008. 3. 10. 13:13

 

파리 생 미셸 메트로 부근

세익스피어 서점에서 바라본 파리 노트르담 성당.  아시죠?

이곳 옆에는 아주 오래된 작은 교회가 있는 작은 공원이 있지요.

나는 그 작은 공원에 앉아서, 강건너 대성당을 오래도록 바라다 보는 것을 즐긴답니다.

 

그 작고 오래된 교회/성당/의 고즈넉한 분위기도 참 좋아요.

늙은 망령이 하나쯤 나올 것같은...

뒤돌아 앉아 있는 듯, 숨어 있는 낮고 작은 성당엔 조그만 나무문이 반쯤 열려있지요.

도심속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조용한 곳이 있다는게 참 특별한 행운입니다.

 

노트르담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기가 좋은 곳은 메트로 샤틀레 부근의 까페가 좋지요.

나는 파리의 거리를 한참 동안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그곳 분수옆의 까페에 앉아

커피잔 속의 향을 즐기며,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는 한답니다.

노트르담 성당의 종소리가 간간이 울려 오고,

가지각색의 피부색을 한 사람들이 가지각색의 표정으로

파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는 일이예요.

 

 

자~ 커피도 다 마셨고,  /이 커피는 생미셸역 부근에서 마셨슴다.

앗 여기서 Tip. ^&^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자 '쉬'가 마렵다. 그러면 아래층 화장실로

직행. 그런데 그 화장실 문에 코인을 넣게 되어있다면, 쏜살같이 다시 올라와서

웨이터에게 말하세요. '코인 내놔! 나 쉬 하러 가야 해.'라고

괜시리 커피값도 내고, 화장실 사용비도 내고..하지 마시옵길./

 

먹고 쉬고 버리는 것까지  몽땅 해결 되었고

사람 구경도 그만큼 했으면, 이제 일어나서 퐁네프 다리를 건너세요.

그 다리를 다 건너기 전에, 두개의 다리 한가운데에 있는 땅에 서서,

'나는 지금 세느강을 따라 떠 가는 배를 타고 가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아래를 보세요. 아직 시테섬에 있는 당신은,

눈 아래 뱃머리 같이 느껴지는 시테섬의 머리부분을 볼 수 있을거예요. ^&^

이제 그만.

 

루브르 박물관은 그냥 지나치고,

아니, 유리 피라밋 옆에 앉아서 물속에 손을 담그고 물방울도 튀겨 볼까요?

이렇게 다리 한번 쉬어 주고. 다시 엉덩이 털고 일어나서

 

 

뛸르리 공원으로 왔어요.

아무데나 자리잡고 앉으세요.

그런데 여기 오기 직전에 카루젤 개선문을 지났나요?

그 개선문 아치 한가운데에 서서, 머리를 뒤로 거의 90도로 제껴서 위를 보세요.

거기엔 제비?들이 집을 짓고 새끼를 기르는지

쉴새없이 날아들고 재재거리며, 아주 바쁜 모습들로 천정의 한 공간을 드나듭니다.

고개 아프죠?

이제 그만 보시고, 뛸르리 공원의 녹색잔치로 눈도 쉬고, 맘도 쉬세요.

자리를 잘 잡으면, 멀리 콩코드 광장을 지나, 셩젤리제 거리와 에뚜왈 개선문을 통과하고

라데팡스와 이어지는 그랑드아르슈 까지 시선을 이을 수가 있을거예요.

옳지 옳지 거기서 그렇게....ㅎㅎ  *^&^*

 

눈을 왼쪽으로 돌려서 시선을 조금 올리면

우아하게 서 있는 에펠탑의 실루엣이 그리움처럼 다가 옵니다.

언젠가 에펠탑 옆에 앉아서, 에펠탑에 걸린 하얀 새벽달을 봤는데,

나는 그 정경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질 않아요.

'새벽달과 에펠탑' ....

 

에펠탑은 제게는 '그리움'입니다.

에펠탑과 엥발리드 사이의 파리7구에서

우리 큰따님이 파리 유학생활을 시작했다우.

육군사관학교 바로 옆집, 우람한 헤라크레스 닮은 남자의 부조가

기둥을 떠 받히고 있는 육중한 문을 들어서면,

붉은 양탄자가 깔린 계단과

고풍스런 아름다운 엘리베이터를 오르는

100년도 더 넘은 고색창연한 건물에서....

 

                                                                        -요건 주워온 사진-

큰따님네 집엘 방학 때마다 가면

나는 이 알렉산더 3세교의 단골 손님이었습니다.

매일 저녁 해질녁에 이 다리 위로 갔지요.

다리 위의 아름다운 가로등에 언제 불이 들어 오기 시작하는지 매일 체크를 하며,

느리게 불빛이 점점 밝아 오는 모습을 보고 또 보았답니다.

 

파리의 거리에 어둠이 내리기 전, 알렉산더 3세교 위의 가로등은 붉은 빛으로 빛납니다.

그 점등 시각은 어느날을 기점으로 점점 빨라 집니다.

점등 시각이 빨라지면, 내가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는 신호지요.

해가 짧아지고, 이제 여름 방학은 끝나 가는 거니까요. ㅠㅠ

 

캠코더를 둘러메고, 매일 그렇게 그 아름다운 다리로 향하는 나에게

내큰따님은 ' 엄마는 그 다리가 그렇게 예뻐?' 라고 물었죠.

어린왕자가 떠난 별에서 점등하는 사람을 상상하며,

다리위 양쪽에 한줄로 늘어선 예쁜 가로등에 점등되는 불빛을 보고 있는 순간은

내겐 참으로 행복하고 동화적인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같은 것을 보더라도, 좀더 깊게 보는 눈과 맘이 있으면

더욱 많은 아름다운 것들과 만날 수 있답니다.

다리를 건너기 전, 쁘띠빨레와 그랑빨레도 있어요.

 

뛸르리 정원에서 콩코드 광장을 지나

알렉산더 3세교를 건너

엥발리드의 황금빛 찬란한 돔을 올려다 보고

옆길로 접어 들어, 마르스 광장의 잔디를 밟으며  에펠탑 아래로 오셨나요?

시간이 있다면, 엥발리드 옆 로뎅 박물관엘 들러서 잠시 로뎅의 조각에 빠져 보는 것도 좋지요.

이 뮤지엄은 짧은 시간에도 다 볼 수 있으니까요.

 

 

에펠탑 아래에서 동서남북 에펠탑으로 오르는 게이트 부근을 어슬렁 거리며 이것저것 보다가

사이요궁과 해양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향해서 다리를 건너세요.

대포처럼 쏘아대는 분수를 한참 동안 구경하다가, 계단으로 오르지요.

사이요궁이 있는 광장에 서 있는 금빛나는 조각상이 멋있지요?

그곳에서 복잡한 거리들을 지나 조금 가면 트로카데로와 만난답니다.

나는 그곳 부근에 있는 고풍스럽고 품격을 갖춘 레스토랑/뮤지엄이나 고급 호텔같음/에서

멋진 요리를 먹었습니다.

물론 내 혼자 파리 산책에 나설 때는 감히 생각도 못하지요.

내큰사위님이 함께 하는 날엔, 큰사위가 멋진 레스토랑으로 안내 하는 거죠.

그곳, 럭셔리한 레스토랑에서 멋들어진 요리를 먹으면서 밖을 내다보면

눈 아래로 보이는 에펠탑의 아름다운 裸身^&^을 맘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 레스토랑에서 자리를 잡을 때엔 실내보다 밖이 더 좋아요.

 

자~~

오늘은 생 미셸역 부근에서 시작한 파리 산책이

퐁네프를 건너 루브르를 지나, 뛸르리에서 다리 쉬어주고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를 망연히 바라보다가

알렉산더 3세교 난간에 기대어, 꿈처럼 떠가는 바토무슈의 행복한 여행자들에게

손한번 흔들어 주고, 키스 한번 가벼히 바람에 날려 준 다음  미련없이 발길 돌려

엥발리드의 대포를 비웃으며 지나쳐서, 에펠탑을 어루만지고,

트로카데로의 멋진 레스토랑에서 멋진 요리와 함께 마쳤네요. 휴우~~

담엔 또 다른 코스로 모실게요. 헤헤

맘에 안들면 다른 길로 혼자서 가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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