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날 오후
석창원 식물원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너무 늦도록까지 책을 읽다가
쫓겨났다. ^-^
넘쳐 흐르던 물소리가 뚝 그치고
'이제 나가셔야 하는데요' 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오고서야 삼매에서 깨어났다.
어머나.. 나 혼자 뿐이었군.
KT에서 정년 퇴직을 하고
글을 써 모아서, 출판을 한
어느 노신사의 수필을 읽느라
두어 시간을 그렇게 글에 빠져 있었나 보다.
몇 페이지만 읽으면 다 읽는데...ㅠ
석창원에 가면, 이런 저런 책들도 몇권 있기에
더러 책을 읽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다.
오늘처럼...
2월이 간다.
무심한 구름과
우울한 바람을 벗하고
눈과 얼음이 녹아 질척대는 좁은 길 위로
서성거리던 짧은 달이 미련 남기지 않고 가고 있다.
식물원 따스한 공기 속
이끼낀 연못에서는
시절 모르는 빨간 고기가
봄도 아닌 겨울도 아닌 2월을 잡고 있는 내게
미끈한 몸짓으로 말한다.
머뭇 거리지 말고
돌아서라고....
물고기들은 노래 부를 수 없어
얼마나 심심할까..
나는 늘 그것이 걱정이다. ㅋㅋ
노래보다 더 신나는 헤엄치기를 잘 한다구?
그렇구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