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볕 좋은 날

eunbee~ 2024. 10. 26. 15:53



따끈한 볕을
마음껏 안을 수 있는
놀이터 미끄럼틀 층계에 앉았다.

등뒤에서 뉜가의 기척

조심조심 내려오는 꼬꼬마

"미안해요~ "

"괜찮아요."

모래밭 위에서 맑은 눈으로
나를 보네. 작은 소년

"몇 살이에요?"

다섯 손가락을 좌악 편다.
많게 보이려는 듯

"참 고마워요~
괜찮다 말해줘서...
예절 바른 아기네요."

아빠에게 종종종 뛰어가
자랑스럽게 전한다.

예쁘다.


**

종이컵 커피에 날아든
날벌레가 참사

"미안해요~ 어쩐대~"

"ㆍㆍㆍㆍㆍ ㆍ"

"담부턴 공원에 올 땐
뚜껑 덮인 컵 사용할게요~
정말 미안해요."

"ㆍㆍㆍㆍㆍㆍ"


밥 짓기, 혼자 먹기, 싫은 내가
오늘 식당에서 브런치.
볕 안고 종이컵 커피 마시려다
날벌레를...

미얀타.
어쩔꼬~~ㅠㅠ

***



우리 집 창밖 튤립나무는
올가을 패션, 망쳤네
꽃도, 찾기 힘들었던
흉년작

***

그런데
어제, 4년 6개월간 사용하던 폰에
문제가 생겨, 바꿨더니..
그간 나는 무얼 본거야.

이웃집 <사진 일기>
명작들이
어찌나 더더욱 명품들인지...

눈에
맘에
詩가 쏟아지는
기쁨

"차암 고마워요~"

***

내 눈도 마음도
사진기 렌즈와 같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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