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됐어도 좀처럼 물러서지 않던 더위가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삽시간에 사라지고,
쌀랑한 기운을 넘어 한기까지 가져오는 기온은
갑자기 가을을 천지사방 뚝 떨어트려 놓은 듯,
달리 말하자면 가을이 막무가내로 내달려 와
준비 안된 나를 당황케 하려고 작정한 것 같은 요즘 날씨,
놀랍다.
양말을 챙겨 신고 따뜻한 판초를 두르고
베란다에 앉아 먼산빛 감상하다가
책 읽다가...
따끈한 커피로 목 축이며 가을에 젖는다.
![](https://blog.kakaocdn.net/dn/b6d5JP/btsJUVunYlS/QetTYWYuh9wVjORw3tHDM1/img.jpg)
編譯 하신, 辛虎雄 교수님께 선물로 받은 지
수삼년 된 '백범일지'는 엊그제서야 읽다가 펴둔 채
오늘은 10년 전에 읽은 '박경리유고시집'을 펼쳤다.
그분 작고하신 연세와 내 나이 가까워진 지금
다시 읽는 소감은 어떨지 궁금해서
굳이 다시 읽으려는 맘으로.
그러나 그냥 시큰둥.
처음 읽던 그때의 감상과 별반 다르지 않네.
내 남 없이 나이 드니 옛이야기, 옛 생각, 피붙이 이야기..
공통점일까?
![](https://blog.kakaocdn.net/dn/4Mqlj/btsJVX5NeIx/AFOPpvZxDHKuGqjX8XDLK0/img.jpg)
43세에 <토지> 연재를 시작하고
집필 25년 만에 전 5부 16권을 완간하신 분.
작고하시기 전 원주 자택 텃밭에서 찍으신 사진 속 작가의
모습은 내게 여장부로 비추신다.
이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의
30쪽에 실린 詩 <바느질>을 읽을 때의 감상은
내겐 특별히 어떤 정경으로 새겨졌다.
오로지 한 땀 한 땀 글줄로 세월 채우신 위대하신 작가의
평생 모습으로!
***
뒤늦은 확인으로 이 포스트는 수정해야만 했다.
수정 이유 :
- 이 책은 저작권자와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본사의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나 수단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하지 못합니다.-라는
경고의 글을 발견하였기에... ㅎㅎ
그래서 맥락 없이 아들과 나들이한 이야기와 사진으로
땜빵.^^
포스트 자체를 삭제하려니
읽어주시고 마음표시해 주신 분들에게
결례일 것 같아 이렇게 바느질해 두기는 하는데..ㅠ
![](https://blog.kakaocdn.net/dn/cwT3FW/btsJVqgqqFq/wmhGXHj6vcOMZJMjZt67kk/img.jpg)
수원시 광교 호수공원에는
'프라이부르크 전망대'가 이채롭다.
전망대에 올라 조망하는 풍경도 아름답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수원과 자매결연 사이라지? ㅎ
![](https://blog.kakaocdn.net/dn/KC8FN/btsJVgkRMiN/rrinQjua1aaNzgbYb4ohak/img.jpg)
아들이랑 함께한 그곳의 가을은
바람과 새소리와 나무내음까지 한껏 맑게 빚어 놓아
어찌나 청량하고 달콤한지.
연꽃을 내려다보며 수변데크를 밟는 느낌도 부드러워
무릎도 기분도 편안했다.
지난 여름,
잘 가꾸어진 내 나라, 대한민국 방방곡곡
아름답고 깔끔하게 단장하고 사는 모습을 본 두 딸은
어찌나 감격하고 좋아하던지.
그 걸 보는 나는 또다른 감정으로 뭉클했었다.
우리 이대로 잘 사는 조국으로 굳건히 서 있어줄 수 있겠지?
***
사진 :
아들이가 찍은.
다정한 아들, 고마워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요일 오후 2시 46분에 만난 (0) | 2024.11.08 |
---|---|
볕 좋은 날 (0) | 2024.10.26 |
아들과 나들이 (0) | 2024.09.26 |
지난 여름, 늦은 기록 (0) | 2024.09.12 |
8월, 그 무덥던 날들에 (0) | 2024.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