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까비

eunbee~ 2020. 11. 19. 13:44







2001년 봄날
파리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쯤의 거리에 있는
Moret sur Loing이라는 유서깊고 아름다운 마을
강변 메종에서 태어난 예쁜 고양이.

그해 8월 초에 우리집으로 데려와
까비라는 이름으로 은비네 가족이 된 까비.

세 살 되면서는
병원 의사의 중매로 자기를 똑닮은 두 아기를 낳았고
그후 동네 냥이와의 사이에서 또 세 번 더 아기를...

사진 속 낯선 냥이는
미에뜨라는 이름의,
두번째 출산으로 태어난 까비 딸.
미예뜨를 입양한 엄마는 자주 미예뜨의 사진을 보내온다.
까비가 떠났다는 소식에 보내온 최근 사진.

까비
19년 2개월이란 시간 동안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었던가.
우아하고 얌전한 까비, 19년 5개월여를 지구별에서
사랑스럽게 살았다.

까비에게 주던 내사랑
까비가 내게 주던 기쁨과 행복
무엇으로 어떻게 말할까.

이제 Sceaux 그곳에 가도
까비는 없다.
.
.

그 어느해 오늘은 겨울이가 간 날
다음해 내일은 여름이가 떠난 날

45일 전에는 까비마저 별이 된 날

모두 떠나는구나.
떠날 날을 향해 걷고 있구나.


***

사진 위 4컷은 까비 떠나기 전 한 달 이내의 모습.
아래 2컷은 지난해 내가 찍은...

104년만에
11월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오후
까비를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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