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eunbee~ 2020. 9. 3. 13:56

연일 장맛비로 축축하더니
뒤이어 달려드는 태풍은 소나기를 쏟아 붓는다.
거기에 보태어, 아들이 보내준 책은 습지에서의 이야기
이고보니 한동안이 눅진하고 축축한 날이었다.

Delia Owens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델리아 오언스는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첫 소설을 출간 했다지.
이 책은 입소문을 타고 30주가 넘도록 판매 순위 1위.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는데.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한, 여섯살짜리 카야라는 홀홀단신 소녀가
예순이 넘을 때까지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로
펼쳐진다. 페이지가 마구마구 넘어가는 건 재미있어서지만
455페이지의 분량을 프롤로그까지 합쳐서 58번의 소제목
으로 나뉘어 써나가니, 편하게 읽히는 큰 이유라고 생각했다.
성장소설, 러브스토리, 살인 미스터리, 온갖 장르를
아우르니 페이지터너의 요건은 풍성하다.

카야라는 영리하나 야만, 야생의 소녀가 테이트라는 착하고
지성적인 친구를 만나, 그 개인이 어떻게 변하고 빛나게
되는지의 과정을, 습지의 아름다운 풍경묘사와 섞여
풍성한 재미가 넘실대는 소설이다.
한번 후루룩 읽고 말 책이지만.ㅎ

늪과 습지의 특징적인 자연을,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은 오언스의 문장력 뿐아니라, 7년 동안이나
아프리카에서 야생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한 전문가의
눈과 마음이 담겼음이라 믿고 싶다.

늪지의 야생 소녀가 진주처럼 빚어지는, 인연의 위대함!
나는 그것을 메모해 두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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