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김상용 시 두 편

eunbee~ 2020. 1. 8. 10:25


 

 Felix Vallotton(1865-1925)





서글픈 꿈 / 김상용


뒤로 산(山)

숲이 둘리고

돌새에 샘 솟아 적은 내 되오.


들도 쉬고

잿빛 메뿌리의

꿈이 그대로 깊소.


瀑布는 다음 골[谷]에 두어

안개냥 '정적(靜寂)'이 잠기고...

나와 다람쥐 인(印)친 산길을

넝쿨이 아셨으니

나귀 끈 장꾼이

찾을 리 없소.


'적막(寂寞)' 함께 끝내

낡은 거문고의

줄이나 고르랴오.


긴 세월(歲月)에게

추억(追憶)마저 빼앗기면


풀잎 우는 아침

혼자 가겠소.








반딧불  / 김상용


너는 정밀(靜謐)의 등촉(燈燭)

신부(新婦)없는 동방(洞房)에 잠그리라


부러워하는 이도 없을 너를

상징(象徵)해 왜 내 맘을 빚었던지


헛고대의 밤이 가면

설운  새 아침

가만히 네 불꽃은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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