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절집
眞空妙有
빈하늘
성근 바람
가득한 적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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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의 시름겨운 다정마저
문득 그리워질...
나는 세상 모르고 사랏노라 / 김 소 월
'가고 오지 못한다' 는 말을
철업든 내 귀로 드럿노라.
만수산(萬壽山)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잇엇스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사랏노라
고락(苦樂)에 겨운 입술로는
갓튼 말도 조금 더 영리(怜悧)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엇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앗스면!
'돌아서면 무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아랏스랴
제석산(帝釋山)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의
무덤엣풀이라도 태왓스면!
되돌아 보니, 하냥 철없었네그려.
철없어도 그냥저냥 잘 살아낸 어제들에게
감사, 감사, 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