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파머 J. 파커(2018.7.20초판인쇄)
김찬호 정하린 옮김.
책을 폈다. 책머리에 실린 김훈의 '추천의 글'말미의 생각들에
심히^^ 공감하여, 이곳에 옮긴다.
' (........)
나는 2018년 여름에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일흔 살이 되었다.
늙은이가 쓴 책을 늙은이가 읽었다. 나는 자꾸만, 기를 쓰고
책을 읽어서 어쩌자는 것인가. 파머의 글은 책이라기보다는
풍경으로 다가왔다. 해가 기울고 빛이 순해지는 초저녁에
우리 마을 호수공원의 숲은 더 깊고 더 먼 데까지 보인다.
생,로,병,사는 본래 따로따로가 아니고 한 덩어리로 붙어
있어서 분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장자리'는 늙은이만의
자리가 아니다.
젊었을 때는 나와 세상 사이에 뚜렷한 경계선이 있었다.
이 경계선은 내 자의식의 성벽이었고, 그 안쪽이 나의 자아
였다. 나는 이 성벽 안쪽에 들어앉아서, 이 세상을 타자화해
가면서 잘난 척했다. 늙으니까 이 경계선이 뭉개져서 나는
흐리멍텅해졌고, 나인지 남인지 희부예졌는데, 이 멍청한
시선으로 나는 나에게서 세상으로 건너가려 한다.
경계선이 무너질 때, 늙기는 힘들지만 그 가장자리에서
이것저것이 겨우 보일 때, 나는 혼자서 웃는다.
이 책을 읽으니까, 함께 수다 떨기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아서 말이 길어졌다.'
***
방금 전, 고향 친구랑 함께 점심을 하면서 이런저런 수다에
빠졌었다. 이제 읽던 책을 다시 펴고 독서삼매...ㅎㅎ
옛친구는 노모 걱정으로 집으로 갔으니, 나는 파커 J. 파머랑
계속 이야기 나누며 놀아야 겠다. ^^
오늘도
하늘은 맑고
구름은 예쁘고
바람은 정답다.
좋은 계절, 좋은 날씨.
세상은 시끄럽지만....ㅠㅠ
***
사진;
어제 오후 4시 37분
도서관 데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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