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알가니 익어 수줍은 꽃사과 열매 아래 서니
언제나 그리운 그곳 소식
머언 데 사는 그애들의 정원에도 그 열매 붉어졌겠지.
내가 고요로우니
천지가 고요롭다.
가을볕과 바람이
더없이 다정한 한낮.
바람 더불어
왼종일 떠돌고 싶은 날.
겨우 들리는 건 멱감는 오리들
걸걸한 목소리 뿐.
개여울 소리 좋아 늘 개천가에 피는 고마리 곁에
애기똥풀 노오란꽃 두 송이가 반갑다.
'그 누가 온다고 한 言約도 없건마는!
기다려 볼 사람도 없건마는!
나는 오히려 못물가를 싸고 떠돈다.
그 못물로는 놀이 잦을 때.'
김소월 / '가을 저녁에' 마지막 연.
나도
개여울물로 노을이 잦을 때까지
냇가를 싸고 떠돌아 볼거나.ㅎㅎ
계절은 가을, 더구나 햇살과 바람이
이리도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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