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늦매미

eunbee~ 2019. 9. 23. 11:09

 

태풍은 먼소식으로 스치고 마는가 보다.

저리도 하늘빛은 곱고

바람은 정다울 만큼만 오고 간다.

 

마을과 마을 사이로 난 산책길엔

저녁놀에 발그레 물들어 누운 낙엽들이

흙에서 솟은 흐린 별 같다. 꽃 같다.

 

나무 밑을 지나는데 매미소리..

입때껏 나무에 기대어 무얼하는 걸까.

쉰목소리, 탁하고 작아서 신음처럼 들린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떠나지 못하고 쉰소리로 우는 매미는...

 

추분이란다.

이제, 그만 기다리려무나.

 

산다는 건,

참으로 거룩한 일이다.

 

 

 

 

***

 

사진 ;

어제 저녁 6시 28분

가엾은 매미가 슬프게 말 걸어 왔다.

 

"이제,

잘 자거라, 매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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