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먼소식으로 스치고 마는가 보다.
저리도 하늘빛은 곱고
바람은 정다울 만큼만 오고 간다.
마을과 마을 사이로 난 산책길엔
저녁놀에 발그레 물들어 누운 낙엽들이
흙에서 솟은 흐린 별 같다. 꽃 같다.
나무 밑을 지나는데 매미소리..
입때껏 나무에 기대어 무얼하는 걸까.
쉰목소리, 탁하고 작아서 신음처럼 들린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떠나지 못하고 쉰소리로 우는 매미는...
추분이란다.
이제, 그만 기다리려무나.
산다는 건,
참으로 거룩한 일이다.
***
사진 ;
어제 저녁 6시 28분
가엾은 매미가 슬프게 말 걸어 왔다.
"이제,
잘 자거라, 매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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