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탔다.
하늘이 푸르러...
갑작스레 온 가을 한기는 그나마 착해
파아란 하늘을 데려왔다.
50분도 채 못달려 닿는 기찻길,
포스팅이나 하자.ㅎ
건너편 좌석 여인이 차암 곱다.
희끗한 소금후추 헤어칼러에 잘 어울리는 보드랍게 올라간 립라인.
옆자리 남정네 두 냥반은 아들네 얘기로 신난다.
윙~ 기차 달리는 소음에 이냥반들 목소리가 공명을 보탠다.
옆자리 남정네들이 여기가 곤지암이랜다.
이제 반의 반쯤 왔다.
어제 작은딸이 사진 한컷 전송하며 보낸 즐거움은
"엄마, 오늘 하늘은 그리스야~"
그제 보내온 사진 속 까비의 뒷모습은 좀 슬펐다.
발콩에 앉아 하염없이 먼 곳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뒷모습.
뒷모습은 대부분 슬프다.
그러니 내 뒷모습을 잘 가꾸어놔야겠다.
이제 도착지까지 남은 시간은 25분쯤..
사진 한 장 올리고 포스팅 마쳐야겠다.
오모나.. 이역은 어디래?
옆자리 두 냥반이 하차하려고 출입문 쪽으로 갔다.
이제야 그들을 보니 등산 스틱이 꽂힌 백팩을 매셨네.
이번역은 이천이랜다. 아하~~
안녕히 가세요~^^ 두 냥반들.
10시 49분에 이천역에서 기차는 섰고
나는 15분만 더 가면 여주역, 내 행선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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