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하늘 푸르러...

eunbee~ 2018. 10. 12. 10:50

 

기차를 탔다.

하늘이 푸르러...

 

갑작스레 온 가을 한기는 그나마 착해

파아란 하늘을 데려왔다.

 

50분도 채 못달려 닿는 기찻길,

포스팅이나 하자.ㅎ

 

건너편 좌석 여인이 차암 곱다.

희끗한 소금후추 헤어칼러에 잘 어울리는 보드랍게 올라간 립라인.

옆자리 남정네 두 냥반은 아들네 얘기로 신난다.

윙~ 기차 달리는 소음에 이냥반들 목소리가 공명을 보탠다.

 

옆자리 남정네들이 여기가 곤지암이랜다.

이제 반의 반쯤 왔다.

 

어제 작은딸이 사진 한컷 전송하며 보낸 즐거움은

"엄마, 오늘 하늘은 그리스야~"

 

그제 보내온 사진 속 까비의 뒷모습은 좀 슬펐다.

발콩에 앉아 하염없이 먼 곳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뒷모습.

 

뒷모습은 대부분 슬프다.

그러니 내 뒷모습을 잘 가꾸어놔야겠다.

 

이제 도착지까지 남은 시간은 25분쯤..

사진 한 장 올리고 포스팅 마쳐야겠다.

 

오모나.. 이역은 어디래?

옆자리 두 냥반이 하차하려고 출입문 쪽으로 갔다.

 

이제야 그들을 보니 등산 스틱이 꽂힌 백팩을 매셨네.

이번역은 이천이랜다. 아하~~

 

 

안녕히 가세요~^^ 두 냥반들.

 

 

10시 49분에 이천역에서 기차는 섰고

나는 15분만 더 가면 여주역, 내 행선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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