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얼마나 더웠으면..

eunbee~ 2018. 8. 24. 23:43

 

이곳에 도착한 날, 아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기내에서 세 번을 연거푸 본 영화

<Visages, Villages>와 그 다큐영화를 만든 아녜스 바르다라는 90세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 번을 본 까닭은 이어폰에서는 불어, 눈으로는 영어자막으로 보고 있으니 세 번을 봐야...ㅎㅎ

아들 역시 그영화를 보았다며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라는 영화도 엄마에게 추천한다며,

TV 속 영화목록을 검색해서 '찜하기'를 클릭해 두고 갔다.

 

태풍이 데려온 비는 힘도 없고 양도 적고,

태풍이란 이름의 바람 역시 힘도 없고 양도 적어 다행인 오늘,

나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 나섰다.

 

그럭저럭 반나절을 채우고...

집안 정리를 하다가 베란다 한구석에서 나를 환영하느라

쉑쉬댄스^^를 추고 있는 초를 발견했다.

오마나~ 어쩜 이리도 섹시하게 춤을 출까, 촛대 위의 섹시 댄싱~^^

오호라~ 엊그제부터 환영파티를 이 구석에서 즤들끼리 하고 있었구나.

고마워라~~ 기뻐라~~~♪♩♬

올여름 무더위가 얼마나 심했으면 이렇게...ㅎㅎㅎ

낭창낭창 춤추는 저 모습이라니.

 

가랑비가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오후에 마트에 나가서

과일들을 샀다. 으휴~ 비싼 거.

가뭄과 땡볕에 초는 춤추고 과일은 울다 지쳤나 보다.

프랑스까지 소문 무성히 들려오던 이곳 무더위는 앞으로도

한참이나 뭉기적거릴 모양이다.

 

요염스레 춤추는 초들을 보며

그 뜨거웠을 폭염을 상상해 보자,

지금 이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위안되겠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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