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

eunbee~ 2017. 11. 15. 13:07

 

 

바람이 몹시 분다.

포도 위의 낙엽들이 우루루 내닫고 뒹굴고

마구 휘날린다.

 

아파트 사이길이 바람길 되어

늦가을 한기를 실어나르는 오후

곱은 손으로 파 한줌 다듬고 있는 할머니의 쬐끄만 좌판

허옇게 시들어빠진 무 한 개, 아무리 둘러보아도 딱 한 개

아무리 둘러봐도 할머니 혼자

 

할머니가 서럽고

할머니의 무 한 개는 더 서럽고.

 

 

 

바람 조차

어찌 그리도 부는지...

 

에혀

사는 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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