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숲

100살, 내 엄마

eunbee~ 2016. 11. 7. 21:56

 

롯데 2.  몽촌토성 언덕너머...

 

 

 

엊그제 음력 시월 초엿샛날

우리엄마 100세 되신 생신날.

아침에 혼자 미역국 먹었다.

엄마 돌아가신지 열여덟 해 전.(열아홉 해인가?)

 

 

형제들에게 차례로 전화와 카톡을 돌렸다.

모두들 잊고 있었던가.

너무도 사무쳐 차마 말 내지 못하였던가.

마냥 나혼자 애달픈걸까. 아니겠지.

 

고향엘 갈까 두어달전부터 벼르던 마음, 접고

몽촌토성엘 갔다.

우리 애들 쓸쓸했을 어린날들 이야기가 스민 그 곳에서

내 엄마를 그리워했다.

 

바람도 쓸쓸

낙엽도 쓸쓸

우리 애들 어린날도 쓸쓸

그 손주들 찾아 먼 길 오신 내엄마는 이제 없어, 오늘들은 더욱더.. 한없이... 쓸쓸해.

 

 

막내동생네는 할머니 100세 생신날 온가족이

자기들 나름으로 할머니를 추모한다고 했다.

 

 

 

나 어릴 적, 엄마 곁에서 이렇게...쪼끄만 꼬맹이 계집아이였을 때... 어땠을까. 어땠을까. 날 보는 내 엄마 맘은...

 

 

 

엄마,

엄마는 몇살까지 살거야?

내가 엄마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날까지 엄마는 이세상을 사는거야.

그러니 몇살까지 살 건데?

엄마에게 물어 보았다.

 

네가 그리도 아름답다는 세상, 실컷 살다 오려무나~.

이렇게 대답 하셨겠지.

울엄마 대답은 뻔해. 내가 잘 알지.

 

그래, 그러자, 엄마~

아름다운 세상,  더 많이많이 살자, 우리~.

꽃과 새와 별과 바람과

하늘과 비와 눈...그리고...나무들과.

 

 

다음 해부터는 울엄마 나이

한 살.. 두 살...다시 헤아리자.

그렇게 이팔 청춘 열여덟 살까지만 셀까?

그래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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