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8월, 안녕~!!

eunbee~ 2016. 8. 31. 21:36

 

 

 

잊지못할 여름, 8월 무더위는

우리의 인내심을 이렇게 넉다운시켜버렸었다.

징글징글하게도 달라붙어 정신마져 몽롱케하던 폭염,

매미소리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참으로 신기한 일이야.

차라리 더위에 시달릴 적엔 이렇게 쓸쓸한 거 몰랐는데.

몸 편해지니 마음은 더 고단하다.

에혀~ 사는 건 만만찮아.

 

 

 

 

 

수업이 있거나 없거나

보냉도시락가방에 물병 넣고, 과일이나 빵도 넣고

도서관으로 문화아카데미 독서방으로...

그림 친구랑, 더위 핑계삼으며.

그러다보니 불덩이 여름이 다 가버렸네.

 

 

 

 

책 읽다가 커피 마시러 나와서

창 밖 풍경 폰카로 찍어 아들에게 전송하면

"와우~ 맨하튼의 마천루들이 내려다 보이는군" 하며 응원해 주던 아들.

 

지나고 보니

그 또한 그리워지려 하네.

야릇한 일이야.

 

 

 

 

***

 

내 인생은 순간이라는 돌로 쌓은 성벽이다.

어느 순간은 노다지처럼 귀하고 어느 벽돌은 없는 것으로 하고 싶고

잊어버리고도 싶지만 엄연히 내 인생의 한 순간이다.

나는 안다. 내 성벽의 무수한 돌 중에 몇 개는 황홀하게 빛나는 것임을.

또 안다. 모든 순간이 반짝거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을 여는 열쇠구멍 같은 것이지만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작가 후기'에서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어제 서점에서 읽은 책.

장편掌篇소설(단편소설보다 짧은 소설. 葉片소설)이

스무 편 넘게 실려있는, 정말정말 매우매우 성*석*제*다*운 소설집.

키득키득.. 웃긴다.

 

 

***

 

오늘, 난 아프다.

자고 일어나니 목이 아파 침삼킴도 불편하더니

왼종일 몸살같은 것이.. 끙끙... 은희경의 <중국식 룰렛>에 대한

이야기 들으러가야 했는데, 갈 수 없다고 그림 친구에게 톡 보냈다. 

은희경 작가 만나고 싶었는데..

그래, 몸이라도 아파 이 쓸쓸히 부는 바람을

조금이라도 농도 묽히자.

 

잘 가거라. 불덩이로 이글대던 8월아,

잊지 못할 여름.ㅎ

 

 

내일은 은비 대학 개학 하는 날.

 

즐거웁거라. 환희롭거라

새 인연을 부디 좋은 인연으로 만들렴~

 

 

'오두막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09.17
유산  (0) 2016.09.03
또 갔다  (0) 2016.08.28
다 때가 있어유  (0) 2016.08.20
아름다운 사람들 속편^^  (0) 201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