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nes,Carnac..'16

ILE d'ARZ에 갔어요

eunbee~ 2016. 6. 30. 07:17

 

 

작은 부두 승선장은 땡볕 속에서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로 바글댔지요.

그날 일다르즈에서는 주민 마라톤 대회가 있었걸랑요.

운동복장을 하고, 소풍나온 듯한 짐꾸러미를 들고 메고 끌고 배에 오른 가족 틈에서

우리도 뱃머리에 앉았어요. 강아지도 인형까지도.. 작은 섬 나들이에 한몫 끼었습니다.

 

 

 

 

섬에는 벌써 많은 일일 마라토너들이 뛸 준비를 하고 있었다우.

반느의 주민 중 건각들은 모두 섬일주 마라톤에 참여한 것이 아닐까.

쉴새없이 실어나르는 여객선은 뱃머리를 돌려 다시 반느항구로 떠났습니다.

 

 

 

우리는 느릿느릿 섬에서 가장 넓은 아비뉴(이 길은 avenue로 표기됐던걸요.)를 걷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를 좇다가...

바닷가에 앉아 바다 건너 또 다른 작은섬 바라기도 하며...

 

 

 

 

 

 

해변에서 멍때리기놀이를 하고 있을 동안

마라톤은 시작되었나 봅니다.

싱그러운 해풍을 안고 푸른하늘을 이고 섬길을 달리는

반느 본토에서 건너온 주민들, 마음에 날개를 달았습니다. 

 

 

작은 우체통, 작은 승강장, 그러나 버스나 승합차는 본 적 없으니

섬아낙들이 앉아있는 저곳은 무얼 기다리는 곳이던고?

 

 

지천에 널린

저기 저어어어기 아스라이 먼 곳까지 펼쳐진 들꽃...

풀꽃덤불을 몰고 가는 바닷 바람 소리...

 

아, 이 섬에 오길 참 잘 했구나.

 

 

 

 

 

어슬렁~ 걷는 우리나 땀내고 뛴 그들이나

모두 섬에서 가장 높지막한 자리, 성당 곁에서

쉬고 이야기하고 마시고...먹고...

마라톤 축제는 그렇게 끝을 내려나 봅니다.

 

 

 

도시락 준비가 없는 사람들은 이런 브라스리에서

대부분 크레프를....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 이생진 시 일부-

 

 

 

 

어디선가 뻐꾸기 소리

먼 곳에서

이제 막 당도한, 사연 슬픈 편지같은...

 

 

담벼락에 걸린 작은 우체통

속절없는 그리움...

 

 

다시 반느로 돌아오는 길

건너편 섬에는 작고작은 예배당

까닭없는 평온함...

.

.

 

그렇게 ILE d'ARZ

작고 작은 섬에서의 하루는

끝났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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