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조카며느님이 그녀의 조카 진이와 함께 서유럽 몇 개 도시를 여행 했어요.
여비 아껴 볼거라고 하필이면 카타르항공을 이용했답니다.
파리를 첫여행지로 들른 그들은 파리에 매혹되어, 감탄에 감탄을 연발하더니
귀국 후 들려오는 소문은 '파리에 가서 살 계획을 세우자'에 들떠 있다네요.
그런데 이걸 어쩐대요.
중학교 3학년인 조카 진이에게 큰 변고가 닥친거예요.
"카타르항공으로 여행 다녀 온 진이가 메르스 감염자래~"라는 유언비어가
마침내 수학 여행의 즐거운 꿈에 들뜬 지니를 분노에 들뜨게 했지 뭐예요.
악성루머는 기어코 진이를 가택연금^^ 시키고, 그 학교는 수학여행을 떠났다네요. 어쩜좋아~ㅠ
진이는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로, 2학년 때 가야했던 수학여행도 포기해야만 했던 거랍니다.
진이는 끔찍한 세월호와 공포의 메르스 누명에 감금되어
두 해 몽땅 수학여행을 빼앗겼습니다.
유럽여행을 오기 싫다고~싫다고~하는 진이를
어렵게 꼬셔서 데리고 온 진이 이모는 평생 원망 듣게 생겼어요.
진이가 수학 여행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면 카타르항공의 유령이 따라 다닐테니까요.
진이의 메르스 감염 누명이 수학 여행 동안 집에서 뒹굴기 후 금세 벗겨졌듯이
이상하게 무서워 해야하는 메르스도 이제 곧 사라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나저나 진이의 중딩시절 수학여행은 마가 씌어도
단단히 덮쳤습니다. 연짱 두 해를 그럴 수 있다니.
사진은 메트로 RER B에서...전에 찍어 둔.
아마도 누명쓰고 집에 있어야 했던 진이가 저렇게 혼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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