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봄바람

eunbee~ 2015. 4. 2. 04:38

 

계절과 날씨가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어제 오늘 내 아파트 주변의 꽃들을 보며, 홍~홍~ 봄바람이 난 나는 아침부터 밖으로 나가

마치 신천지가 펼쳐진 듯 하루이틀새에 변해 버린 화사한 풍경들에 빠져,

머리에 꽃꽂은 뇨자처럼 흠 흠 거리고 다닌다. 하하

 

오늘도 내 집 주변의 산수유, 백목련, 벚꽃, 명자꽃, 개나리, 매화꽃..들을

찾아 반기며, 비몽사몽 봄바람에 취하고 젖어 들었다. 

 

봄은 봄 자체가 여성스러움의 본령이지만,  여인들에게 femineity를 강화시키고 부추기는

묘약의 원천을 어딘가에서 찾아내어 바람에 실어나르는, 정신 아뜩해지는 에로스의 계절이다.

하늘하늘 나비날개 레이스로 치장된 속옷을 입고

파란 하늘빛 치맛자락 부풀려 펄럭거리며,

몽실몽실 구름꽃 같은 바람 감춘 가슴 보듬고 

간들간들 걷고 싶은 계절.

 

봄으로 빚은 술이 있다면

아하, 내 고운 님아,

봄밤 깊도록 권주가 부르다가

어질어질 취해서 몽롱해지면

꿈길로나마 찾아 떠날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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