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양수리에서

eunbee~ 2015. 3. 27. 06:55

3년만에 찾은 양수리

참 많이도 변했다.

내가 1년여 살던 강가집 마당 한가운데로 길이 나있고

새로 건축된 아파트들은 우줄우줄

양수교의 소박하게 정겹던 난간은 둥글둥글 아치형 쇳덩이로

무겁고 을씨년스럽게 버티고 서있어, 바라보는 가슴속까지 무거웠다.

 

두물머리의 봄은 아직 너무 이른가.

황량하고 쓸쓸하고....

세미원과 석창원(지금은 상춘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다)을 잇는

배다리는 또 어쩜 그리도 촌스럽고, 양쪽 난간에서 펄럭이는 수많은 깃발들은

마치 중국의 어느곳에 온 듯, 고요로운 강풍경을 망쳐두고 있었다.

아들네 강마을집을 잘 매각하고 떠나왔다는 안도의 마음이. ㅎㅎㅎ

거기에 지금까지 살고 있었다면, 그 꼬락서니들을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천만다행.ㅎㅎㅎ

정말 어쩔뻔했어.ㅋ

 

 

 

 

 

이 녀석, 딱따구리의 일종인가 봐~ 나무둥치를 딱따구리처럼 쪼고 있더군.

 

여기까지의 사진은 내 스마트폰.

항상 이상스런 색감으로 촌스러움을 연출하는....

그래서 잃어버린(라오스에서 도둑맞은 ㅋ) 지난번의 폰이 아쉽고, 

새로 바꾸려함.

 

 

 

약한 미세먼지로 뽀얗던 어제 오후의 양수리, 두물머리 풍경.

 

 

내 놀던 옛동산에

오늘 와 다시 보니

산천 의구란 말, 옛시인의 허사로고. ㅠㅠ

 

담기 거북한 구조물이나 시설물들은 굳이 외면했음.ㅋ

 

그러나 역시 북한강물과 남한강물이 두물머리에서 만나 만든 한강의 물빛과

시원스레 펼쳐진 강폭에서 끼쳐오는 감동은 옛과 다르지 않아 위로 받고 돌아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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