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섬진강에서, 시를 읊다

eunbee~ 2015. 3. 24. 19:26

 

 

둘쨋날 아침,

게스트 하우스에서 눈을 뜨고

창문을 여니, 쌍계사를 들여놓은 산자락이 바로 코앞에...

새벽 하늘은 짙은 회색빛.

 

 

이른 아침 조반 전, 쌍계사에 올라  새벽 삼배.

아름다운 세상, 모든 인연을 감사드림.

 

 

섬진강에서 잡은 재첩으로 만든 재첩국을

아침식사에도, 점심식사로도.ㅎ

 

 

둘째날은 경상도쪽에서

섬진강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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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이 강의 이름은 모래가 고와 두치강(豆恥江:또는 豆直江)·

모래가람·모래내·다사강(多沙江)·대사강(帶沙江)·사천(沙川)·기문하 등으로 불렸으며,

고려시대 1385년(우왕 11)경 섬진강 하구에 왜구가 침입하자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피해갔다고 하는 전설이 있어 이때부터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했다고 한다.-검색자료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뜰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 1> 일부

 

 

 

 

 

섬진강에서

 

섬진강 모랫벌에 누운

마모된 시간의 편린들

금빛은빛으로 영근 오래된 이야기

바람의 갈기에 얹힌 봄노래로 듣는다

 

은어를 찾으려

기~인  뒤적이는, 꿈*풀*

은어의 계절은 수박이 익어갈 무렵

오호라, 너무 이른 수선이라네

 

그러나 어쩌랴

'나의 은어'는 봄섬진강에 숨겨둔 것을.

 

                                -   eunbee  -

 

 

 

섬진강 모래벌은 보석들로 반짝인다.

눈꼽만한 보석을 주워 들여다 보니, 그 건.. 조개껍질이 닳고 닳아 변한 보석.

아하, 그거였구나. 마모된 세월의 편린들.

 

 

"은어를 잡는 건가요?"

"아니요~ 향어예요."

저 낚시꾼, 한 번 던진 낚싯줄에 두 마리나 건져올리는 실력파.

70에도 쉑시한 어부가 아니라, 그의 미늘이 무척이나 쒜엑씨이~한 건가 보다.ㅎㅎㅎ

그렇다면,  그의 미늘이나 훔쳐 와? ㅋㅋㅋ

 

 

이 깃발(?) 앞 벤치에 앉아 우리는 청마 유치환의 <깃발>을 읊었다.

폰 검색하면 그 무어라도 읽을 수 있는 좋은 세상.

강바람에 나부끼는 헝겊쪼가리 하나를 보면서도 우린 그랬지.ㅎㅎ

 

 

 

 

깃발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向)하여 흔드는

영원(永遠)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순정(純情)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理念)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白鷺)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혹시 '나의 은어'를 만나려나

 

 

 

 

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 용 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봄엔 섬진강으로 가세요.

순하게 흐르는 강물, 햇살아래 반짝이는 은모래,

고기 낚는 어부의 한가로움,

한꺼번에 화르르~ 웃는 봄꽃잎의 웃음소리...

봄엔 섬진강으로 가세요. 꼭!!이요.^^

 

거기선

오만 詩를 다~ 읊게 된답니다.^*^

 

 

뚱땡이 eunbee, 만나 보실래요?

단 하루만.ㅋㅋ

 

파리 가서 다이어트 할게요오오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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