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카페. Eat Pray Love. 창문넘어 도망친...

eunbee~ 2015. 1. 5. 15:25

 

 

감독 : 마크 얼바움. 2011년제작, 미국

출연 : 제니퍼 러브 휴잇, 다니엘 에릭 골드, 제이미 케네디

 

 

 

 

한적한 도시 한켠 수수한 네거리에 위치한 조그만 카페,

문을 여닫을 때마다 '꼬끼오~'소리가 정다운 카페, 웨스트 필라델피아(west philly).

단골손님은 늘 뻔한 면면들, 호감형 흑인경관, 히스페닉으로 보이는 마약상인과 그의 똘마니,

컴퓨터에 몰입하는 뚱보 두 사람, 그리고 어쩌다 들리게되는 데이트 커플들과 걸인 그리고 자칭 작가 죽돌이.

 

<지난 일요일>부터 시작되는, 일주일간의 카페에서의 이야기들,

영화 초반부에서 자칭작가 죽돌씨는 노트에 이렇게 적는다.

"뭔가 추출되고 있다. 진하고 까만 웨스트 필라델피아의 향이 이곳에 모여든 다양한 문화와 함께 우려진다.

달콤 쌉싸름한 하우스블렌드, 빈민층과 상류층을 아우르는 히피의 멋과 아이비리그의 맛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면

피가 솟구치고 눈이 뜨여지면서 두번째 잔을 갈구하게 된다.

이곳에서 떨리는 입술로 커피잔을 탐하는 이웃들을 관찰한다."

 

영화가 다 끝나면, 이 카페의 이야기는 작가의 작품인지도 몰라,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컴퓨터에 몰입하는 뚱보에게 환영처럼 나타나는 컴퓨터프로그래머라는 꼬마 아가씨는

'이 세상은 가상의 세계이며 인간들은 모두 자기가 만들어낸 아바타'라고 말한다.

동화적인 몇몇 장면들은 이야기를 환영과 현실을 뒤섞어 몽롱하게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뻔한 이야기,

순수한 이타행이 따스한 세상을 구축한다,라는 성인의 말씀 한페이지.ㅎㅎㅎ

그러나 '무엇을 이야기하려는가' 보다는 그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적 언어로 만들어내었는가'를 감탄케하는 영화이다.

조금은 특별한 전개로, 우리네 신산스런 삶 속에 반드시 숨어있는 깊은 사랑을(인간애) 우리에게 읽도록(또는 깨우치도록) 해주는,

감독의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이 카페의 색채인 노랑빛처럼 포근하고 따사롭게 마음에 얹히는 영화다.

 

café

페를 좋아하는 나는 이영화를 보는 동안, 프랑스 브르따뉴지방의 한적한 뽀흐블렁 주변 마을에서 만나던

그 인심 좋은 조그만 카페들이 무척 그리워지기도 했다.

동네사람들의 참새방앗간,

아침에 눈뜨면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 부탁하며 아침인사를 나누고,

소소한 사는 이야기를 부려놓는 이웃사촌들.

그 여유롭고 인정넘치는 풍경이 좋아 아침 카페에 가고 싶어지는 나그네.

TV 영화채널에서 <카페>라는 영화제목을 발견하고는

주저없이 클릭한 것도 바로 그러한 그리움 때문이었으리라.

 

 

***

 

 

<Eat Pray Love>

 

감독 : 라이언 머피. 2010년제작, 미국

출연 : 줄리아 로버츠, 하비에르 바르뎀

 

 

 

사노라면 누구나 삶이 지루하고 고달프고 현재의 모든것이 절망스러울 때가 있게 마련이다.

작가 '리즈'도 오래전부터 그러한 상태에 놓여졌다. 남편과는 뜻도 맞지않아 자주 다투고,

뜨겁게 안아보는 일도 그들 부부에겐 없다.

그녀는 결심을 한다. 지금을 모두 내려놓고 떠나기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변하고 싶다면서.

 

이태리에 도착한 그녀, " 옛날 옛날에 한 가난한 이탈리아 남자가 있었답니다. 그 남자는 매일 성상앞에 와서

기도를 했다지요. '제발 제발 제발 복권에 당첨하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성자는 화난 소리로 말했다네요.

'인간아, 제발 제발 제발 복권이나 사고 당첨되기를 기도해라.'라고."

그 이야기를 들려준 그녀는 내 복권은 '세 장의 티켓이다' 라며 생기발랄 여행을 시작한다.

그녀는 로마에서 활기를 얻고, 인도에서 명상을 하며, 발리에서 인생을 바꾼다.

 

줄리아 로버츠의 싱그러운 모습이 영화에 활기를 주는 이 영화,

눈요기 풍성하고, 감칠맛 나고, 톡톡 튀는 재치로운 대사들이 은근한 힐링이 되어준다.

이탈리에서 그녀가 먹는 파스타와 핏자, 아, 내 식욕을 어찌나 자극하는지.

쥴리아 로버츠의 먹는 모습은 예술이다.ㅋㅋ

 

'달콤한 게으름 -돌체 파 니엔테Dolce Far Niente-'

그것을 모르는 뉴욕사람들을 비웃는 이탈리 사람들. ㅎㅎㅎ

 

머무는 것보다  힘든 건 떠나는 것이다.

 

 

***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감독 : 펠릭스 헤른그렌. 2013년제작. 스웨덴

출연 : 로베르트 구스타프손. 이바르 비크란더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영화화.

 

100세가 다돼가는 할아버지 알란은 10년동안 사랑을 쏟던 몰로토프(고양이)의 주검을 발견한다.

어릴적 부터 알란 할아버지의 장기였던 폭발기술을 발휘해 폭약을 설치하고, 고양이의 원수를 갚는다.

아뿔싸, 그일로 양로원으로 유배되는 신세.

 

100세 생일날 알란은 양로원 자기방의 창문을 넘어 탈출을 감행한다.

너무나도 재미있는 알란의 이야기.

알란을 연기하는  로베르트 구스타프손은 작중 인물의 젊은날의 모습부터 백세가 된 현재까지를

어찌나 능청스럽고 자연스런 어눌함을 연기하는지. ㅎ

더구나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벙벙에 뭔가 약간씩 모자라서 재미를 더하고,

영화를 부드럽고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알란이 의도치 않게 벌이게 되는 이야기들,

영화를 보는동안 즐거운 웃음을 마음껏 웃게 된다.

 

알란의 아버지는 콘돔 예찬가, 그 콘돔을 목청높여 선전하며 판매하다가 신성모독죄로 잡혀간다.

그는 러시아로 가 모스크바에서도 목청높여 콘돔예찬을 부르짖으며 판매를 하다가 총살을 당한다.

어머니는 알란에게 '무엇이든  벌어지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살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기며 죽는다. 그러한 부모를 둔 알란이 사는 평생의 이야기.

어벙벙함이 가져다 주는 재미는 똑똑함이 주는 것보다 좋다. 나는.ㅋㅋ

 

동명의 소설이 베스트셀러라니, 책으로 읽으면서 후후후~ 웃어보는 일도 해볼만 하겠다.

.

.

 

이렇게 정초에,

적당히 가볍게 즐기고,

적당히 가볍게 힐링하고,

적당히 설레며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영화를 보았더라는 전설.ㅋㅋ

여기에 같은 맥락의 애니 '업UP'도 추천하고 싶다. 마음에 살랑대는 신선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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