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그는 여기서 만나도 샤토브리앙을 이야기한다.

eunbee~ 2014. 11. 23. 18:50

 

 

 

파리에서 온 반가운 분을 만나러 나서는 길

늦가을비에 촉촉히 젖은 오색잎들이

내게 짧은 감탄을.

 

 

 

 

 

 

파리에서 온 분은 보슬이(강아지)아빠.

7년만의 외출(? ㅎ)이라고 한다.

우리 딸들도 한국땅 밟아본 것이 7~8년 전이니, 모두들 고국을 잊고 사는겐지.

 

파리에서 만나던 보슬이아빠보다 훨씬 분위기있고 멋진 모습,

이름 그대로 '파리지엥'다운 분위기에 내가 놀랐다.ㅎ

부드러움, 여유로움, 눈으로 맡아지는 로맨틱한 향기... 파리에서 볼 때는 그런줄 몰랐는데.

역시 사람의 몸에 배어들고 스며드는 환경의 영향은 대단하다.

 

마침 그분의 누님이 분당에 사시니, 내게도 만날 수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7년만에 대면한 한국의 인상이 어떠냐했더니.(겨우 하룻밤 잤을 뿐이지만 ㅋ)

노오란 잔디가 낯설고, 공항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타려할 때

줄은 커녕 막무가내로 앞다투어 마구 타는 것을 보고 매우 당혹스럽더란다.

이제 거리로 나가보면  그 도전적이고 성급하고 경직된 표정과 무심함(무례함)이 

수없는 상황을 만들어 낼테니 단단히 각오하라고 일러 주었다.ㅠㅠ

 

 

 

 

7년만에 고국땅을 밟은 보슬이 아빠이지만, 카페에서 만난 우리는 엊그제 헤어졌다 만난 사람들과 다름없었다.

샤토브리앙을 이야기한다.

샤뜨니 말라브리에 있는(쏘 옆 동네) 샤토브리앙이 살던 집에 대한 이야기, 그의 가문, 나폴레옹과의 관계,

45년에 걸쳐 쓴 대역작 자서전 '무덤 저편의 추억들'에 대한 이야기, (각권이 800여 페이지, 4권으로 쓰여진 샤토브리앙의 최고작,

그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엔 번역본이 없단다.)

파리에서 함께 여행할 때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채워주니, 나는 파리의 어느 카페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마져 들었다.

보슬이 아빠가 내게 준 그의 글 '샤토브리앙을 찾아서'를 내가 좋아하는 대단한 독서가에게 타이핑해서 소개했다했더니

그후에 다시 쓴 것이 있으니, 다음번엔 다시 쓴 것을 주겠단다. 자상도 하시지.ㅎ

 

파리 이야기, 파리가족 이야기, 보슬이 이야기...

내가 듣고 싶고 젖어들고 싶어하던 이야기를 나누는 그분과의 시간이

파리가 그리운 내겐 향기로운 위로주가 되어 달콤하게 젖어들었다.

 

7년만의 외출로 고국에 돌아온 보슬이아빠의 짧은 여행이

따사롭고 즐거웁기를 기대한다.

28일에는 은비아빠도 한국에 온단다.

은비아빠야 자주 오니까. 무어~ ㅎㅎㅎ

그래도 벌써부터 마음이 분주해진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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