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아침
차를 달려 형부께서 입원하신 병원으로 가는 길엔
안개가 자욱했다. 우리 앞에 드리워진 암담함처럼.
오늘 수업 후 귀가길, 5시 30분경의 하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집으로 돌아와, 막내올케 친정에서 보내주신 김장김치에
굴넣고 겉절이해서 친구불러다가 꿀맛같은 식사를 하고 춤추러갔다.
고개떨구고 있는다고 뭔 수가 생길까?하면서.
.
금년 농사지으셔서 들기름 2L들이 한 병과 온갖 김치와
절인배추, 김장속 양념까지 보내주신 막내올케님 부모님들.
고맙고 고마우셔라. 사랑도 많으시지. 해마다 이렇게...
올해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단다.
교장선생님 퇴직후 손설은 농사도 부지런히 지으시더니.
왜들 모두 그렇게 서러운 말씀들을 하실까.
형부는 '생전에 처제에게 차비 한번 못주었는데, 이번이 마지막 같으니
차비를 주시고 싶다'고 하신다. 왜들 그렇게 서러운 말씀을 하실까.
하기사, 나도 자꾸만 그런 맘 들던걸.
파리를 떠나올 때, 내가 지금처럼 건강하게 다시 이곳에 오려나? 함시롱.
에혀~ 가을만 깊은 게 아니다. 우리 모두의 날들도 깊었구나.
오늘
바람이 몹시도 차구나.
정녕 겨울인가부다.
이곳엔 내일 새벽 3시를 기해 한파주의보도 내려졌다.
은비는 11월 11일 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이라서
집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고 어제 톡이 전해 주었다.
은비, 까비, 보고프다.
은비엄니는 내가 떠난 후 체중이 1kg이상 줄었다고 끌탕이다.
그애의 1kg은 다른사람의 5kg만큼의 소중한 무게이니...
얘들아, 부디부디 건강하거라.
건강하자.
2014. 11. 12.
일기는 이렇게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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