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유월 하늘은 쾌청이 대부분.
기온도 높았던 편.
21일 토요일 하지, 찬란한 해는 저녁10시가 돼서야
황금색 햇살을 누리에 얹고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하짓날 태양이 성당 첨탑에 걸릴 때,
파리 노트르담 뒤뜰에서는 일본 여인들의 서정적이고
고아한 선율이 바람에 나부낀다.
떠들썩한 음악이 도시를 메우는 음악축제
이렇게 고요롭고 감미로운 동양적 선율이라니.
비올라와 꼬맹이하프^^와 작은 북을 스치듯 두드리며
노래하는 여인.간혹 피리를 곁들이기도 한다.
눈을 감는다.
촉촉히 스며드는 슬픔 묻은 안개 한움큼.
공연은 막을 거두고
나는 호텔캘리포니아를 들려주던 미셀이 생각나
생루이다리 위를 두리번거린다.
그가 있을리 없지.
브라스리 에스메랄다에서 1664맥주 한 잔.
오를레앙 둑으로 나가 파리를 보듬는다. 저들처럼.
그러나 나는 이방인.
집으로 돌아와 이어폰 꼽고 오펜바흐의 '쟈크린의 눈물'에 취한다.
은비, "할머니, 하늘 좀 보아~"
아, 저녁놀이 곱구나.
2014년 6월 21일
'음악축제의 날'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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