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비포 미드나잇

eunbee~ 2014. 1. 17. 10:58

Before Midnight , 2013

 

감독 : 리차드 링클레이터

출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1995년 <비포 선라이즈> : 20대 초반 여행길에서 처음 만난 제시와 셀린느

2004년  <비포 선셋>      : 9년 후 다시만난 30대 초반 파리에서의 그들

2013년  <비포 미드나잇>: 다시 9년의 세월... 40대 초반이 된 그들의 삶을 이제 들여다 본다.

 

 

 

 

세월은 그들의 사랑을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어떤 색으로 채색해 가고 있을까.

나는 궁금했다.

<비포 미드나잇>을 본 대부분의 지인들은 내게 말했다. '별로였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나는 '생선회의 뱃살의 맛을 모르고 먹지않는 사람의 말을 믿고 그부위의 살점을 먹지 않았더라면

어쩔번 했어'라며, 만족스럽게 맛난 포만감에 두 번을 연거푸 보았다. 하하

 

스토리는 그만두자.

이미 18년 전에 시작된 그들의 사랑.

풋풋한 20대에서 익어가는 40대로 세월 살아 온 그들의 이야기. 어땠을까.

 

감독은 비포 선라이즈에서도 선셋에서도 '많은 대화를 끝없이 나누는 것으로'영화를 만들어 낸다.

비포 미드나잇 또한 마찬가지.

제시와 셀린느의 대화, 펠로폰네소스 바닷가에서 그곳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들, 숙박을 하는 할아버지네 집에서

모여 앉아 나누는 이야기들. 영화의 완성은 그들이 나누는 모든 대화 자체다. 20대 연극배우 연인 커플, 40대 소설가 제시와 셀린느 커플

50대(?)의 인류학자 커플, 호호 할아버지와 남편을 잃은 할머니 커플. 각각 그 세대가 말 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

그러니 여기에서 그것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영화를 직접 볼 일이다.

 

'대화란 저렇게 하는 거야. 나는 '저렇게 말을 하며' 살고 싶어. 내게도 저러한 대화를 나눌 상대가 있었으면...'ㅠㅠ 에혀~

 

할아버지네 발코니의 화기애애로운 테이블에서의 대화장면을 보며, 내 파리가족들과(큰애 시누이네 댁에 초대될 때의)의

그러한 대화, 그러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추억으로 가슴 뻐근했다.

 

담백하고 정겨운 그리스의 펠레폰네소스 반도 어느 작은 마을과 해변가 풍경은 금상첨화.

눈도 귀도 마음도 어디 하나 투정부릴 구석이 없다. 내겐 그런 영화다.

남편이 먼저 하늘로 가버린 예쁜 할머니의 몽환같은 이야기를 듣는 나는...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지고. 

 

 

 

 

바닷가에서 일몰을 보고 앉아있는 셀린느와 제시.

셀린느의 <아직 있다>라는 말. 손톱만큼 해가 남을 때까지 <아직 있다>라고 거듭 말한다. 마침내 해가 사라지면.. <졌다>. 아,~

말로 표현키 어려운 그 애잔토록 슬픈, 아련하고 함의적인...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내게 이영화는 '충분'하다.

 

번역 - 입에 착착 감기는 맛갈스런 대사 처리. 홍주희님께 감사.ㅎㅎㅎ

 

 

 

 

뱀 발가락 :

나는 영화 엔딩크레딧장면에서의 이 노래 '이아 에나 탕고Gia Ena Tango(For a tango)'를 들으며

요즘 신나게 내가 추고 있는 탱고스텝을...ㅎㅎ. 더 추고 싶은데.. 음악은 끝나~.ㅋ

라인댄스는 다행스럽게도 혼자 출 수 있는..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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