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장미, 그리고 정호승 ㅎ~

eunbee~ 2013. 11. 28. 03:43

 

 

 

 

장 미

 

네게 장미를 전한다. 그 붉은 향기 너에게 전한다.

나를 잊고 잠든 밤에 네 방 가득 장미꽃 향기가 퍼지도록

우리 사랑하며 살자. 짧은 생을 꿈꾸게 하자.

다시 못 올 이순간에 사랑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은가

잠시라 해도 눈 먼다 해도 그 기쁨에 빠져 볼만하지 않은가

살아가며 가슴이 뛰는 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그 끝이 아픔이라 해도 두 팔을 벌려 너를 안으리

사랑하자, 살아가며 우리 두 가슴 뜨겁게 만들자

 

네게 입을 맞추리라, 그 입술은 얼마나 황홀한가

 태양 아래 여린 꽃잎 더욱 붉게 물들어 가는구나

사랑과 미움 모두 가지고 바람끝에 너의 전부를 맡기고

커져가는 너의 열망은 아득한 그 옛날의 초원을 그리고 있는가

그 끝이 아픔이라 해도 아름답게 피었구나

바람결에 꽃잎이 진데도 그 가슴은 뜨겁게 피고 진다.

 

 

불가리아 여행중.. 장미밭에서

 

 

그옛날 한 시절, 이선희의 'J에게'를 즐겨 부르던 때가 있었지.

 

회색빛 겨울, 또 한 해는 가고 마는 것.

처진 기분 불러 일으킬 응원가로 나에게 선물한다.

 

 

 

 

***

 

11월 마지막날 덧붙임

 

                                                                                                          을왕리에서

 

 

 

 또 기다리는 편지

 

정 호 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을왕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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