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가을밤 가곡 나들이

eunbee~ 2013. 10. 22. 01:36

 

예술의 전당에서. 내아들 회사가 저 멀리...ㅋ

 

 

지난 겨울 파리로 떠나기 전

바티칸미술관전시회를 보기 위해 다녀온 이후 거의 9개월만에

예술의 전당 나들이.

콘서트홀에는 놀랍도록 사람들이 많다.

 

- [가고파] 김동진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 -

 

'우리 가곡 기념의 날' 공연으로, 귀에 익은 가곡 스물네 곡을 감상.

김인혜 교수의 뚱뚱하다못해 마치 굴러갈 것 같은 모습에 아연실색.ㅋㅋ

줄리어드 음대에서 동양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분. 뉴욕타임즈가 일찌기(1988)

'Best of all was Inhye Kim' 최고의 소프라노라 극찬했던 분,

세계적인 바이올린주자며 지휘자인 예후디 메뉴인이 베토벤 <합창> 협연 후

'빛나는 미성과 뛰어난 인텔리전트한 소프라노'라는 극찬을 본인 자서전에 언급하기까지한 분.

그런데 오늘 그분의 연주는 많이 실망스러웠다. 거친호흡, 어딘가 불편한 목소리,

그녀에게도 세월이 얹힌 것일까.

그러나, 50인조의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이루어진,

열두 분의 노래는 매혹적이었다. 

가을밤, 아름다운 우리의 가곡 속에 묻혔던 시간.

 

 

 

 

친구들과 가곡반 선생님.

선생님은 나무곁으로 다가가더니 물들기 시작한 가을잎을 따다가 우리들 손에 쥐어주더라는.. ㅎ

시인이며 성악가라서 그런가?  남다른 가을 무드를 발휘하시다니...ㅋ

"릴케의 詩가 적혀있다고 생각하세요."  와우~ *^_^*

 

청명한 달에게서 소프라노 음색이 흐르는 듯

달빛 맑디맑은 밤.

 

 

 

 

**

 

한 순간만이라도

 

- 도나 뽀쁘헤 -

 

단 한 순간만이라도

그대와 내가

서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대가 알게 될 테니까요.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요.

 

**

 

아, 얼마나 사랑스런 詩인가.

낙엽에 적힌 릴케의 시를 지우고, 내 가을잎에는

도나 뽀쁘헤의 시를 적어 둔다.

그냥...사랑스럽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