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타고르호를 따라 날던 두 마리 갈매기,
갈매기의 환영을 따라.. 배 위에서 바다에로..영원한 잠적.
그의 광장은? 자유롭게 나는 갈매기를 품은 하늘길?
30년 전에 읽은 [광장]이 아물거리고, 그 책을 내게 준 '미에르자'가 그립습니다.
며칠 동안 다시 읽은 최인훈의 [광장]은 그 책보다도, 지금은 이세상에 없는
내 생애에서 참으로 중요한 사람 '미에르자'를 더욱 그립게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해서, 감상후기를 쓰고, 지우고..다시 쓰다가 종래는 지우고 그 방을 나왔답니다.
기억은, 추억은, 그리움은....아무말도 할 수 없게 하기도 합니다.
.
.
목포가 가까워 옵니다.
목포역 앞에 섰습니다.
가을이 드리워져 있군요. 남녘 김난영의 노랫속에서 너울거리는 목포에도...
30 년 전쯤, 학교 동료들이랑 오르던 유달산, 남농 허건의 수석들, 잔치상에 올려진 내 최초의 홍어...기억하고 추억했습니다.
이제는 목포역 대합실에서도, 플랫폼에서도, 김난영의 '목포의 눈물'이 들려오지 않네요.
그시절, 긴 플랫폼에서 철길을 바라보며 듣던 그노래 참으로 구슬펐는데.
그 날 결혼식을 올린 그 여선생님의 어여쁘던 얼굴 위로 세월은 또 얼마나 어떻게 얹혀 있을까.
이렇게..
짧은 여행 끝났습니다.지루한 포스팅도 끝났습니다.ㅎㅎ
포스팅 동안 세탁기는 두번 돌아갔다우.
어제 오늘 대청소에 세탁에...난리 부르스~ 하하핫.
'미에르자'가 내게 건내주던 詩, [방문]을 올립니다. 나는 그녀가 평생토록 그립습니다.
방문
-홍 윤 숙-
먼 후일....내가
유리병의 물처럼 맑아질 때
눈부신 소복으로
찾아가리다
문은
조금만
열어 놓아 주십시오
잘 아는 노래의
첫 구절처럼
가벼운 망설임의
문을 열면
당신은 그때 어디쯤에서
환-희 눈 시린
은백의 머리를
들어 주실까...
알듯 모를듯
아슴한 눈길
비가 서리고
난로엔
곱게 세월 묻은
주전자 하나
숭숭 물이 끓게 하십시오
손수 차 한잔
따라 주시고
가만한 웃음
흘려 주십시오
창 밖에 흰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그런 날 오후에
찾아가리다
**
이제 반백의 머리를 이고 사는 내세월
곱게 세월묻은 주전자엔 어제도 오늘도 물은 끓지만
詩를 건내고 함께 읊을 美子는 어드메쯤 있을까.
미자, 참으로 촌스러워, 내가 '미에르자'라고 개명해 줬는데...
내 작명이 그의 소풍길을 짧게 했을까? 그립다. 너무나도 그립다.
내일도 나는 숭숭~차를 끓이고.. 그녀가 그립겠지.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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