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비금도, 도초도는 通했더라구요

eunbee~ 2013. 11. 11. 23:41

 

 

흑산도를 떠난 작은 배는

황혼녘이 돼서야 비금도에 도착했어요.

주민의 말에 따르자면 날飛에 쇠金을 쓰며, 돈이 많아서 날아다닌다고 해요.

농토가 넓고 기름져서 섬 치고는 농사가 잘되고, 바다에 기대어 사는 쪽보다 농사를 짓고 사는 사람이 더 많다네요.

시금치 농사가 성하고, '섬초'라고 불리는 시금치는 대처로 팔려나간답니다.

천수답에서 벼농사도 짓는답니다.

 

 

땅으로 쏙 들어와 안긴 바다는 좋은 해수욕장도 만들어주고

하트모양을 하고 있어 높은 곳에서 보면 예쁘다고 해요. 어느 TV 드라마(영화?)촬영지가 된 후

명승지가 됐답니다. 사람들이란 참....ㅋㅋ 조잡한 구조물도 있던데, 나는 생략. 꼴불견 같아서...ㅎ

 

 

명사십리.

막내동생네가 이곳을 찍어 온 사진에 반해서 여기로의 여행을 계획했다우.

그러나 우리는 이날 너무 늦어서... 아쉬웠어요. 흑산도에서 한 시간 前배를 놓치는 바람에...ㅠㅠ

황혼마져 스러진 시각의 풍경도 아슴아슴~~ 볼만 했어요.

몽환적인 그 시간이 너무 짧아서 서운했지요.

 

 

 

 

 

비금도에서 무얼 봤는지, 왔는지, 머물렀는지.. 도통 모르겠는 짧은 시간을 보내고, 긴긴 다리 건너

도초도로 가서 여장을 풀고, 바닷새 소리 귓전에 모으며, 파도소리 자장가 삼고 부둣가 어느 객방에서

잠을 청했더라는..... 비금도랑 도초도는 그렇게 긴 다리로 통!했더라구요.ㅎ

 

 

잠을 자고 일어나서 어제 우리가 건너온 다리를 봤어요.

저기를 걸어서 건너고 싶은데...

갈길 바쁜 내친구 '두비야' 왜 두 섬이 통하게 된 저다리를 걸어 볼 생각을 안하는 거야?

소금밭엘 가야 한대요. 염전~. 염장 지르네. ㅠㅠ 에잉~

염전 좋아하는 두비야는 소금같이 짠순이라서, 방을 구할 때도 4만원하는 걸 2만원에 하자고 우겨요.

나는 좀 민망하고 창피해서, 저~만치 내친구 아닌척하고 떨어져서 슬금슬금 눈치보며...(짠순이 보다 비겁자가 더???)

 

 

소금밭에 가기전에 규사로 이름났다는 해변에서,

나는 강아지랑 한판. 내친구는 대절 택시 운전수랑 바닷가에서 뭘 했는지.

지난 봄, 이친구는 아이슬랜드를 렌트카로 한바퀴 돌았다고 해요.

주로 운전 잘하는 사람이랑 잘 친하나 봐요. 한국에서부터 모르는 여자 한분이랑 모르는 남자 한 분이랑

셋이 동맹맺고 아이슬랜드 일주를 했다네요. 남자가 운전하고....(오해 마세요. 매우 정숙하고 정직한 아내랍니다)

흐미나~ 그런 여행도 다 있어?

난 뭐야 대도체!!

(이 단어는 오타가 아닙니다. 내 막내동생이 어릴 적에 도대체를 맨날 대도체라고 했습니다.

 

 

 

강아지랑 뛰고 달리던 나는 아침놀 잠긴 바다도 봅니다. 내친구가 내 앞에 나타나기 전, 울아들 얘기 또 할게요.

아들 너댓 살 때,아들이랑 자기누나들이랑 놀이를 합니다. 서로 암호를 정해서 신호를 하며 놉니다. 워키토키 무전도 합니다.

'잘 들어갔냐? 오버~'뭐 이런 놀이입니다. 울아들 '오버'를 잊어서 '잘 왔다. 잠바~' 이랬습니다. 정말 입니다. 이 사건.ㅋㅋㅋ

그 아들 지금 4개국어 더듬거리며 살고 있습죠. ㅎㅎㅎ

 

 

친구가 가고/보고 싶어하던, 염전.

 

 

 

 

도초도엔 염전이 많은가 봐요.

함초가 붉게 자라고 있어요. 함초는 소금기가 많아 소금대용으로 만들기도 한다네요.

나도 함초소금 쬐끄만 병에 든 것 하나 사왔어요. 며느님 드릴려구.

아무의 선물도 안챙기더라도, 며느님 것은 반드시 챙겨요. 그 어딜 가나..

홍도산 홍합, 김, 다시마, 함초소금. 목포 무화과~ ㅎ

며느리가 상전이에요. 아무리 착한 며느리라해도 며느리에겐 시엄니가 그렇게 해야하는 거라우.

실은 김 다시마 등등은 친구가 사서 우송부탁하기에(택배 강대국, 정말 편리해요.) 나도 따라쟁이로 해본것이고,

목포에서의 무화과는 며느님에게 꼭 먹이고 싶었어요.

 

 

 

또랑물이 아니고 바닷물을 염전으로 흘려들이기 위해서...

짠물 먹고 함초가 자라고 있네요.

 

 

 

철부선이라는 배 이름, 처음 들어 봤어요. 사진의 배가 아니고, 우리가 이 부두에서 타고

목포로 가는 배는 쾌속선 카페리가 아니고 '철부선'이었어요.

느릿느릿 가는 완행 배. 철부선이란 뜻은 몰라요.

 

 

 

 

 

 

 

 

협수로는 거의 끝나고

이제부터 망망 대해를 한참을 갑니다.

도초도에서 목포까지 2시간 30여 분을 항해해야 한답니다.

두비야의 다음 스케쥴을 위해 서둘러 목포로 가는 배를 탔답니다.

 

먼~ 바다 풍경은 다음호에.^^

지루하죠? 나도 지루해요. 다음호로 섬 여행 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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