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흑산도라 하데예~

eunbee~ 2013. 11. 7. 08:45

 

 

홍도를 떠난 배는

협수로(1004개의 섬이 흩어져있는 신안 앞 바다의 물길을 그렇게 부른다고 해요)를 지나

섬이 드문드문 멀리 보이는 대양을 항해합니다. 흑산도를 향해...

 

 

흑산도 어느 호텔에 갔더니

잘 생긴 흰개가 우릴 맞아 주었다우.

이 호텔에서 점심을 먹고. 섬과 어울리지 않을 듯한 육개장을...ㅋ

이곳에서 렌트한 차로 섬 일주를 했습니다.

걷기엔 멀어도 너~무 멀어.^^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라는 노래는 온 섬을 다닐 동안

엄청스리도 울려 퍼지던걸요.ㅎ

 

 

산구비길 꼬불거리며 만댕이(꼭대기)에 올라

바다를 굽어보니...

 

산토리니가 떠올랐어욤~

 

 

동백나무가 아주 마아아아나요.

동백숲을 지나 다른 만댕이로 오르니, 먼 바다와

꼬불거리며 오르던 길이 훤히 보이더이다.

 

 

 

 

 

공중부양 공법(내가 만든 신조어 ㅋㅋ)으로 닦아놓은 해안도로를 보니

또... 장가계에서의 그 아슬아슬 벼랑길이...ㅋㅋ

 

 

 

 

 

심심한 개 한 마리.

나는 개나 고양이를 만날 때 참으로 행복해진다우.

별일이얌~

꾸밈없고 가장 자연스럽게 번져나오는 내 미소나 웃음은, 개나 고양이.. 동물을 만났을 때

저절로 나오는 반가운, 사랑이 넘치는, 미소.

 

 

 

흑산도는 멸치 생산지라고 해요.

흑산도 아가씨는 노래로만 봤고,

흑산도 아저씨들이 멸치 선별작업을 하시더라구요.

 

 

 

널려있는 빨랫가지들을 보면

나는 '시름처럼 걸려 있는'것 같아 괜시리 마음이 울울해져요.

이것 또한 이상한 증세얌~

고단하고 후질구레한 삶을 걸쳐 놓은 것 같아~~

이태리 도시마다에서 자주 만나는 그 많은 빨래들.... 또 생각나네..ㅠ

 

 

 

황혼녘에 우리는 비금도에 당도할 수 있었답니다.

황혼, 수평선, 뱃길...

나그네의 시름겨운 한숨.

쓸쓸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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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하는데 자꾸만 창 밖으로 눈이 갑니다.

역풍으로 불어오르는 바람 때문인지, 휘날리는 낙엽 몇 개가 거꾸로 날아 올라요.

간밤의 비에 나뭇잎이 우수수~ 했네요.

 

밖엔 바람이 제법 센가봐요.

나무잎들이 사방으로 흩날리네요.

가을은... 저렇게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있습니다그려.